[2011/12/23] 우리말) 크리스마스와 성탄절

조회 수 5661 추천 수 0 2011.12.23 19:45:15

 

‘크리스마스트리’는 ‘성탄목’이나 ‘성탄 나무’라고 하면 좋겠고,
‘크리스마스 캐럴’은 ‘성탄 찬가’나 ‘성탄 축가’라고 하면 좋겠고,
‘크리스마스’ 는 ‘성탄절’이라고 쓰고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날씨가 정말 춥네요. 오늘 저녁에는 눈까지 내린다고 합니다.
주말 잘 보내기길 빕니다.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바빠서 그런 게 아니라 오늘 보내면 좋을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


[
크리스마스트리]

크리스마스트리 만드셨어요?
울산에 있는 롯데 백화점 앞에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웠다’고 난리법석이네요.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게 언젠데 아직도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편지는 기독교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깁니다. 괜한 오해 마시길... ^^*
얼마 전에 제가 보내드린 편지 가운데,
‘올해 캐럴 들어보셨어요?’라는 글이 있었죠?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라서 쓰긴 했지만, 문제가 있는 말입니다.

캐럴은 carol로 “크리스마스에 부르는 성탄 축하곡”입니다.
당연히,
크리스마스 송가, 크리스마스 찬가, 크리스마스 축가 등으로 쓰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울산 롯데 백화점 앞에 세운 크리스마스트리는 뭐죠?
‘트리’는 tree 아닌가요?
tree
는 나무고...
그럼,
‘크리스마스트리’는 ‘크리스마스 나무’나 ‘성탄목’으로 쓰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더 나아가서,
‘크리스마스’는 뭐죠?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 아닌가요?
그게 ‘성탄절’ 아니에요?
(
꼭 예수님뿐만 아니라 성인이 탄생한 날이 성탄절이긴 하지만... 국어사전에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만 성탄절이라고 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크리스마스트리’는 ‘성탄목’이나 ‘성탄 나무’라고 하면 좋겠고,
‘크리스마스 캐럴’은 ‘성탄 찬가’나 ‘성탄 축가’라고 하면 좋겠고,
‘크리스마스’ 는 ‘성탄절’이라고 쓰고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
‘캐럴’이라고 말하고,
‘트리’라고 써야하며,
‘크리스마스’라고 해야만
교양 있는 사람이고, 배운 사람답게 위신이 선다면... 그런다면... 그렇게 쓰는 게 좋겠네요.

그러나
저는 교양이 없어도 좋고,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
‘성탄절, 성탄 나무, 성탄 찬가’라고 쓰고 말하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오늘 편지 내용은
기독교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깁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탄신일’이라는 낱말은 틀린 겁니다.
탄신(誕辰)은 “임금이나 성인이 태어난 날”을 말합니다.
그 뒤에 ‘일’을 또 붙일 필요가 없죠.  
‘석가 탄신일’, ‘충무공 탄신일’... 다 틀린 말입니다.

‘탄생일’은 말이 됩니다.
탄생(誕生),
“성인(聖人) 또는 귀인이 태어남을 높여 이르는 말”이므로 뒤에 ‘일’이 와도 되죠.

불교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석가 탄신일’이나 ‘석가 탄일’ 대신에,
‘부처님 오신 날’로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성탄절’이나 ‘성탄일’도 ‘예수님 오신 날’로 바꾸는 것을 제안합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KBS
상상플러스에 바란다]

여러분 텔레비전 자주 보세요?
저는 어젯밤에 늦게까지 상상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세대 간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 기성세대가 쓰는 말이나 젊은 사람들이 쓰는 낱말을 골라
출연자들이 퀴즈 형식으로 그 답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어제 문제는 '무플'이었습니다.
없을 무() 자에, 댓글을 뜻하는 리플(reply)에서 ''을 따 와,
어떤 글에 댓글이 하나도 없는 것을 요즘 젊은 사람들이 '무플'이라고 한다네요.
좋은 낱말이 많은데 왜 하필 국적불명의 '무플'이라는 낱말을 골라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출연자는,
"
밖에서 보기와 직접 출연한 것과는 많이 틀리죠?"라고 말 했다가,
진행자로부터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죠!"라는 핀잔을 듣고,
‘맨송맨송’을 ‘맹송맹송’이라고 했다가 한 소리 더 듣고...

또 다른 출연자는,
"
자신의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을 보고,
'
성대모사'가 아닌 '성대묘사'라고 발음하고...

어떤 출연자는,
퀴즈를 맞히는 게 아니라 맞춘다고 이야기하고,
토라지는 것을 '삐친다'고 발음하지 않고 '삐진다'고 발음하고,
‘해코지’를 ‘해꼬지’라고 발음하고...

우리말을 다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고 고마운 일인데,
방송을 녹화하기 전에 출연자 교육부터 시켜야 할 것 같더군요.

보태기)
'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고
'
퀴즈의 답을 맞추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겁니다.
'
맞히다'에는 "적중하다"는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뜻이 있지만,
'
맞추다'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가 있어
'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씁니다.

“자신의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새, 짐승 따위의 소리를 흉내내는 일.”을
‘성대모사(聲帶模寫)’라고 하는데,
순 우리말로는 ‘입내’입니다.

소리가 아니라 “어떤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 내어 꾸미는 짓.”은 ‘시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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