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6] 우리말) 에멜무지로

조회 수 3127 추천 수 0 2012.01.27 09:45:46

우리말에 '에멜무지로'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1.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
2. 결과를 바라지 아니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시험 삼아 하는 모양입니다.

안녕하세요.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설 차례 지내고 식구 모두 강원도 속초로 놀러 갔다 왔습니다.
그 바람에 어제는 하루 연가를 내고 집에서 쉬었습니다.

많은 분이 새해가 시작되면 어떤 계획을 세웁니다.
며칠 힘쓰다 잘 안 되면, 음력으로 새해부터 시작하지 뭐...라고 마음을 고쳐먹기도 합니다.

1월 1일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했다가 잘 안 되면, 
음력 1월 1일부터 끊겠다고 하는 거죠. ^^*

우리말에 '에멜무지로'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1.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
2. 결과를 바라지 아니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시험 삼아 하는 모양입니다.
1번 뜻으로 쓰일 때는
거리가 가까우니 그냥 에멜무지로 안고 가도 되오, 먼 길을 떠날 것이니 에멜무지로 대충 묶지 마시오처럼 씁니다.
2번 뜻으로 쓰일 때는
한번 에멜무지로 해 본 일이 그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 에멜무지로 보내 보는 것이니 너무 기대하지 마시오처럼 씁니다.

혹시 올해 세웠던 계획이 잘 안 되고 있으며,
지난 20일 동안은 에멜무지로 해 본 일이라 생각하시고,
지금부터 다시 다잡아서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강짜?]

아시는 것처럼 저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요.
유아원에 다닌 지 이제 막 1주일이 넘었는데 슬슬 가기 싫다고 고집을 피우네요.

주위 분들이 애를 키워봐서 다 아니까 그러신지,
한 후배가 저를 걱정하면서,
"지금쯤 애가 한창 강짜를 피울텐데..."라는 말을 하더군요.

걱정해 주시는 것은 고마운데,
'강짜'는 별로 어울리는 낱말이 아니네요. 

흔히, '강짜'를 억지로 떼를 쓰는 것이나 몽짜나 시샘쯤으로 알고 계시는데요.
국어사전에서 '강짜'를 찾아보면,
"강샘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나와 있고,
'강샘'을 찾아보면,
"부부 사이나 사랑하는 이성(異性) 사이에서 상대되는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할 경우에 지나치게 시기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마디로 질투(嫉妬)고 투기(妬忌)죠.

그런 '강짜'는 억지로 떼쓰는 데 쓰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떼가 늘었다거나 생떼를 쓴다고 하면 될 것을...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잘못 쓰는 게 꽤 있습니다.
심심하시면(?) 옆에 사전 한번 뒤져 보세요.
가끔 사전 뒤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보태기)
몽짜 :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을 부리는 짓. 또는 그런 사람.
시샘 : 시새움의 준말. 
시새움 : 자기보다 잘되거나 나은 사람을 공연히 미워하고 싫어함. 또는 그런 마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59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107
1416 [2008/06/30]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8-06-30 3600
1415 [2009/08/21] 우리말) 어연번듯하다 id: moneyplan 2009-08-21 3598
1414 [2008/12/24] 우리말) 내년과 이듬해 id: moneyplan 2008-12-24 3598
1413 [2014/11/11] 우리말) 다리다/달이다 머니북 2014-11-11 3597
1412 [2007/05/30] 우리말) 세리머니가 아니라 뒤풀이입니다 id: moneyplan 2007-05-30 3597
1411 [2013/11/13] 우리말) '계란 껍질' 머니북 2013-11-13 3596
1410 [2010/03/02] 우리말) 물끄러미와 풀리다 id: moneyplan 2010-03-02 3596
1409 [2011/12/29] 우리말) 누룽지와 눌은밥 머니북 2011-12-29 3594
1408 [2009/12/03] 우리말) 때마침 id: moneyplan 2009-12-03 3594
1407 [2008/07/22] 우리말) 나지막하다 id: moneyplan 2008-07-22 3594
1406 [2007/07/25] 우리말) 공멸은 피해야 합니다 id: moneyplan 2007-07-25 3594
1405 [2007/06/30] 우리말) 계란보다는 달걀을... id: moneyplan 2007-07-02 3594
1404 [2010/02/19] 우리말) 커텐과 커튼 id: moneyplan 2010-02-19 3593
1403 [2008/10/01] 우리말) '안되다'와 '안 되다' id: moneyplan 2008-10-01 3593
1402 [2014/11/12] 우리말) 핏줄 쓰이다 머니북 2014-11-12 3592
1401 [2014/09/02] 우리말) 씽크홀 머니북 2014-09-02 3592
1400 [2013/07/02] 우리말) 눈썹과 눈썰미 머니북 2013-07-02 3592
1399 [2013/03/29] 우리말) 셋째 태어나고 아내에게 쓴 편지 머니북 2013-03-29 3592
1398 [2007/06/07] 우리말) 함박꽃 id: moneyplan 2007-06-07 3592
1397 [2015/02/16] 우리말) 새털과 쇠털 머니북 2015-02-16 3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