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9] 우리말) 적산가옥?

조회 수 3832 추천 수 0 2012.02.29 13:17:34

울산에 계시는 분이 '적산가옥'이라는 이야기를 쓰고 계시는데,
'적산가옥'을 갈음할 좋은 낱말을 찾고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왠지 하루를 공짜로 얻은 느낌이 드는 2월 29일입니다.
거기다가 내일은 3.1절이잖아요. 
오늘도 늘 기쁘게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은 어떤 분이 보내신 편지를 같이 읽고자 합니다.

울산에 계시는 분이 '적산가옥'이라는 이야기를 쓰고 계시는데,
'적산가옥'을 갈음할 좋은 낱말을 찾고 계십니다.
우리말을 찾아 쓰시려는 여러분의 고민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시면 제가 모아서 한꺼번에 보내드리고 
우리말편지에서도 알려 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스토리텔링 작가구요. 울산에 사는  주OO입니다.
매일 편지 잘 받아 보고 있습니다. 
몰랐던 우리 말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가까이 계시면 만나서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오늘 선생님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요.
제가 지금 경주 감포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적산가옥'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적산가옥은 아무래도 싫습니다. 
적국의 재산인, 집이라고 생각하니 싫습니다. 
그래서 이 적산가옥을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낱말이 없을까요?
사실 따지고 보면 적산은 일본인 재산이 아닙니다.
우리 땅에 우리 재산을 그들이 뺏어서 자기들것으로 만든 것이지
우리 나라 사람이 일본인들에게 판 재산은 아니거든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래서 적산가옥이란 말을 
우리 재산을 오히려 그들이 뺏어가 저거들 집이라고 했으니
그에 합당한 이름을 지어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립니다.
억수로 어렵지요?
저도 머리를 이리저리 아무리 굴려도 생각이 안 떠올라서 
선생님께 무례를 무릅쓰고 부탁드립니다 
꼭 지어주세요.

이번에 스토리텔링 책은 1500부가 나갈 예정인데
그 책에 적산가옥이란 말로 쓰기가 왜 그렇게 싫은지요.
아무리 찾아보다도 적당한 말이 없으면 그대로 써야겠지만
있다면 바꾸어 쓰고 싶습니다. 

일본식 목조 건물이라고 써 보기도 했는데
멋이 없습니다. 딱딱하기도 하구요.
선생님의 좋은 답변기다리겠습니다. 

울산에서 주oo 드림 



이렇게 편지가 왔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생각을 보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독농가 >> 모범농가/우수농가]

아시는 것처럼 저는 농업 관련 일을 하는데요.
일을 하다 보면 농업 용어에 일본어투 말이 참 많이 보입니다.

'독농가'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 이 낱말을 보고,
혼자서 농사를 짓는 獨농가로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서 농사짓기 힘드니까 정부에서 독농가 지원을 많이 생각하나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독농가'는 篤農家더군요.
도타울 독 자를 써서 모범 농가라는 뜻이죠.

일본어 사전을 보니, '독농가'는 없고, '독농'만 있는데,
とくのう[도꾸노우]로 "독실한 농사꾼"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이런 일본말을 왜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농사를 열심히 짓는 착실한 사람. 또는 그런 집"을 '모범 농가'나 '우수 농가'라고 하면 누가 잡아갈까요?
아니면, 관공서의 권위가 떨어질까요?
그것도 아니면, 남들이 모를까 봐 그렇게 멋진(?) 일본말로 국민을 배려하는 것일까요?
제발 관공서부터 일본말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본말이나 쓰고 있으니,
일본者(여기에 쓴 者는 놈 자 자 입니다.)들이 우리를 헤프게 보고 심심하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나대죠.
어제는 뭐 독도 주변을 측량한다면서 설치고...

보태기)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을 보면,
'독농가'를 '모범 농가'로 바꾸고 비슷한 낱말로 '근농가'와 '역농가'를 들어놨습니다.
'근농가'를 보니, "농사를 부지런히 짓는 집안. 또는 그런 사람"라 풀어놓고, 비슷한 낱말로 '독농가'와 '역농가'를 들어놨습니다.
독농가는 일본어투 말이니 '모범 농가'로 바꿔서 쓰거나,
'근농가'나 '역농가'로 쓰라는 말이겠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67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2140
1996 [2011/05/11] 우리말) 외래어 표기법 기초 몇 가지 moneybook 2011-05-11 4600
1995 [2010/09/07] 우리말) 속도 단위 moneybook 2010-09-07 4600
1994 [2007/02/14] 우리말) 우리말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께 id: moneyplan 2007-02-14 4599
1993 [2011/11/16] 우리말) 빼꼼과 빠끔 머니북 2011-11-16 4598
1992 [2013/07/10] 우리말) 만날과 맨날 머니북 2013-07-10 4596
1991 [2011/06/23] 우리말) 사이시옷 문제 머니북 2011-06-23 4595
1990 [2011/02/01] 우리말) 온새미로와 라온 moneybook 2011-02-01 4595
1989 [2009/07/16] 우리말) 외래어표기법 받침 id: moneyplan 2009-07-16 4595
1988 [2009/04/07] 우리말) 속는 셈 치다 id: moneyplan 2009-04-07 4594
1987 [2007/09/12] 우리말) 섞사귐 id: moneyplan 2007-09-13 4592
1986 [2007/10/10] 우리말) 한 수 위를 뜻하는 낱말은? id: moneyplan 2007-10-10 4588
1985 [2007/10/05] 우리말) 저는 개으릅니다 id: moneyplan 2007-10-05 4588
1984 [2007/02/16] 우리말) 겉은 누렇게 익었으나 씨가 여물지 않은 호박은? id: moneyplan 2007-02-20 4588
1983 [2011/09/16] 우리말) 괴발개발과 개발새발 머니북 2011-09-16 4587
1982 [2009/06/18] 우리말) 걸판지다와 거방지다 id: moneyplan 2009-06-19 4584
1981 [2012/06/12] 우리말) 낯꽃 머니북 2012-06-12 4578
1980 [2012/03/06] 우리말) 부조금과 부좃돈 머니북 2012-03-06 4577
1979 [2013/09/05] 우리말) 부딪치다/부딪히다 머니북 2013-09-05 4576
1978 [2016/07/12] 우리말) 수근거리다 -> 수군거리다 머니북 2016-07-13 4574
1977 [2013/10/24] 우리말) 빈정상하다 머니북 2013-10-24 4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