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0] 우리말) 광어가 아닌 넙치

조회 수 5136 추천 수 0 2012.04.10 09:37:53

거의 모든 식당에서도 광어라고 쓰고 언론에서도 주로 광어라고 쓰는데,
농식품부에서 이번에 광어라 쓰지 않고 넙치라고 써 주셔서
앞으로는 많은 분이 '광어'를 버리고 '넙치'를 드실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귀가 번쩍 뜨이는 기분 좋은 뉴스를 들었습니다.
내일부터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이 수산물까지 확대돼, 
앞으로는 일반음식점 등에서 판매하는 넙치와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등 6개 품목에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1. 
참 좋은 소식이면서 
광어라고 쓰지 않고 넙치라고 쓰신 농림수산식품부에 엎드려 절을 하고 싶습니다.
거의 모든 식당에서도 광어라고 쓰고 언론에서도 주로 광어라고 쓰는데,
농식품부에서 이번에 광어라 쓰지 않고 넙치라고 써 주셔서
앞으로는 많은 분이 '광어'를 버리고 '넙치'를 드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순우리말 넙치를 두고 한자에서 온 광어를 쓸 아무런 까닭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

2.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수산물로 '넙치와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등 6개 품목'이라고 했는데요.
품목이 6개 일 때, 그 품목을 다 쓴 뒤에 그다음에 '등'을 붙이는 게 바를까요, 붙이지 않는 게 바를까요?
'등'이 매인이름씨(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먼저, "그 밖에도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
울산, 구미, 창원 등과 같은 공업 도시/정치, 군사, 경제, 사회 등 여러 면에 걸친 개혁처럼 씁니다.
다음은
"두 개 이상의 대상을 열거함을 나타내거나 열거한 대상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말."로 쓰입니다.
남부군 사령부의 주최로 거리가 가까운 전남, 전북, 경남 등 3도 유격대의 씨름 선수를 초빙하여 씨름 대회를 열었다처럼 씁니다.
곧,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수산물로 넙치,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이렇게 여섯 개를 열거하고,
이것에 한정하여 원산지를 표시한다는 뜻으로 뒤에 '등'을 붙여 씁니다.

오늘 저녁에는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이 비가 내일 국회의원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분향소/빈소]

어떤 분은 저에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하십니다.
하루에 두 번씩 우리말편지를 보내면 읽는 사람이 소화불량에 걸린다고...
그러나 저는 꼭 보내고 싶은 내용을 보내지 않으면,
밤에 잠이 안 오고,
낮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아마 어젯밤에 상상플러스 내용을 보내지 않았으면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 이 우리말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싫으시면 '수신거부'를 살포시 눌러주세요. 

오늘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셨던 고 이종욱 님의 장례가 있는 날입니다.
평생을 빈곤국가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세계보건기구에 몸을 바친 고 이종욱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소식에 
세계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애도에 동참하면서,
'빈소'와 '분향소'의 차이를 알아볼게요.

'빈소'는,
'상여가 나갈 때까지 관을 놓아두는 방'으로,
사람이 죽으면 빈소는 한 군데밖에 없습니다.
고 이종욱 님의 빈소는 아마도 제네바에 있을 겁니다.

'분향소'는,
'영정을 모셔놓고 향을 피우면서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곳'으로,
여기저기에 많이 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 이종욱 님의 분향소가 UN 본부에도 있고, 서울대학교에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어제, 5월 23일 자 경향신문 1면에 '이종욱 WHO 사무총장 순직'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는데,
맨 끝 문장이,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구내 함춘회관 1층 사랑방에 마련됐다.'이네요.

아마도,
기사를 쓴 기자가 '빈소'와 '분향소'를 착각했나 봅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연합뉴스도 그런 착각을 했네요.
http://www3.yonhapnews.co.kr/cgi-bin/naver/getnews_new?0420060522101002001+20060522+2001

서울대 의대에 있는 것은,
고 이종욱 님의 시신이 있는 '빈소'가 아니라,
명복을 비는 '분향소'입니다.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애도(哀悼)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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