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30] 우리말) 다투다

조회 수 5420 추천 수 0 2012.05.30 09:59:22

오늘은 '다투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친구와 싸우는 것도 다투다고 우열을 겨루는 것도 다투다 이지만,
'다투다'에는 다른 뜻도 많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일터에 나왔더니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네요. ^^*
지난주 금요일은 교육받으러 출장을 갔고, 그제가 아버님 제사라서 어제 하루 쉬었거든요. ^^*

오늘은 '다투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친구와 싸우는 것도 다투다고 우열을 겨루는 것도 다투다 이지만,
'다투다'에는 다른 뜻도 많이 있습니다.

먼저
시간을 나타내는 말을 목적어로 하여 "사태가 매우 급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환자의 생명은 분초를 다툰다, 이제 적군의 공격 개시는 시각을 다투는 문제로 되어 있었다처럼 씁니다.
다음은
주로 '다투어' 꼴로 쓰여 "대단히 소중히 여기거나 아끼다."는 뜻입니다.
철수는 일분일초를 다투어 공부에 전념했다처럼 씁니다.
또,
"어떤 정도의 정밀성이나 정확성을 필요로 하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이 기계의 제작에는 0.0001mm를 다투는 정밀성이 요구됩니다, 오늘날의 전자시계는 고도의 정확성을 다투는 것이어서...처럼 씁니다.
거기에
'앞을'과 함께 쓰여 "어떤 일을 남보다 먼저 하거나 잘하려고 경쟁적으로 서두르다."는 뜻도 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앞을 다투어 손을 든다, 비좁은 장소에 앞을 다투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수백 명씩 들이닥친다처럼 씁니다.

흔히 쓰는 '다투다'는 낱말이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일터에 나와 보니
시각을 다투는 일이 밀려 있지만,
모든 일이 정확성을 다투는 일이기에,
하나 하나 소중하게 다투어 처리하겠습니다.
일하면서 굳이 남에게 잘 보이려고 다툴 필요는 없잖아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어처구니가 없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무슨 사진이냐고요?
이 바쁜 월요일 아침에 무슨 짓이냐고요?
어처구니가 없죠?

아니요.
제가 보기에는 어처구니가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사진이냐고요?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다고요?

맞습니다.
이것 어처구니가 없네요. 

월요일 아침부터 무슨 실없는 소리냐고 말씀하실 것 같네요.

흔히,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경우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합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하고 보니 한숨만 나온다, 
하는 짓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도 내지 못하고 있다처럼 씁니다.
이 ‘어처구니’가 바로 맷돌 손잡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맷돌은,
곡식을 가는 데 쓰는 기구로,
둥글넓적한 돌 두 짝을 포개고 윗돌 아가리에 갈 곡식을 넣으면서 손잡이를 돌려서 그 곡식을 갑니다.
바로 이 맷돌에 손잡이가 없으면 어떨까요?
맷돌을 돌릴 수 없겠죠?
당장 곡식을 갈아서 밥을 지어야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어서 맷돌을 돌릴 수 없고,
그래서 곡식을 갈 수가 없다면...

덩치 큰 맷돌이 멀쩡하게 있는데,
나무로 대충 깎은 하찮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 맷돌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바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죠.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엄기영 앵커처럼...)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
어처구니 없다는 말로,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편지의 맨 위에 있는 사진에는 ‘어처구니’가 있고,
바로 아래 사진에는 ‘어처구니’가 없네요.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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