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2] 우리말) 높이다와 제고

조회 수 4876 추천 수 0 2012.11.02 19:14:01

그런데 왜 공무원들은 높이거나 낮춘다는 말을 안 쓰고제고상승하락강하... 이런 낱말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말을 다듬고 보살피는 것은 우리 같은 힘없는 사람들이 나서는 것보다,
언론이나 공무원들이 나서는 게 빠를 겁니다.

그런데 왜 공무원들은 높이거나 낮춘다는 말을 안 쓰고제고상승하락강하... 이런 낱말만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
높여야 함'이라고 쓰면 '제고 필요'라고 고치고,
'
낮춰야 함'이라고 하면 '감소 필요'라고 바꿉니다.
제가 힘이 없다 보니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못하고...

5
년 전에 보낸 편지를 아래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
기여가 아니라 이바지입니다]

오늘은 농촌진흥청 종합보고회 날입니다.
올 한 해 우리나라 농업을 발전시키고자 열심히 뛰고 밀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자리죠.
여러 도에 있는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에 있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까지 다 모입니다.
수천 명이 모여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일을 잘한 사람에게는 상도 줍니다.
저는 상을 하나도 못 받지만,
제 손으로 준비한 상이 수십 개네요. ^^*

상에 보면 거의 다
'...
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라는 월(문장)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쓴
'
기여'는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寄與라고 쓰고 きよ[키요]라고 읽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을 다듬은 낱말이 올라있지 않지만,
'
행정순화용어'에는 들어있습니다.
'
이바지'로 바꿔놨죠.
기여보다는 이바지가 더 낫지 않아요?

'
행정순화용어'는 행자부와 문화관광부에서 일본말 찌꺼기를 걸러내고자 다듬은 낱말입니다.
마땅히 행정부서에서는 기여라고 쓰면 안 되고 이바지라고 써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월급을 깎는 것도 아니고...

이번 농촌진흥청 종합보고회 때 주는 상 가운데
제가 만드는 상장에 들어있는 '기여'는 모조리 이바지로 바꿔버렸습니다.
'...
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로 바꾼 거죠.

그나저나,
저는 언제나 '...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하는 상장 위에 제 이름을 올려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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