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8] 우리말) 알맞은과 걸맞은

조회 수 3924 추천 수 0 2013.06.28 11:03:00

'걸맞다' '알맞다'가 그림씨(형용사)이므로 관형형 어미 '-'과 합쳐질 수 없고, '-'과 같이 써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리 덥지 않은 아침입니다. ^^*

오늘은 어제 편지를 보시고 댓글을 달아주신 황성하 님의 편지를 함께 읽겠습니다.

성 박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는 말이남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게 됩니다.
말에는 그 말이 안고 있는 속뜻이 있고독특한 향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바로그게 정신이 되고분위기에 맞게 굳어집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고민 끝에 이름을 짓는 것도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아기가 태어날 때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힘들여 생각하는 이유는 불리는 이름에 따라 사람의 앞날이 바뀌기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며칠 전에방송을 수십 년 간 해온 여자 분이어느 농가의 농부에게 "송아지가 탄생해서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이렇게 표현하기에 나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탄생이라는 말을 짐승에게조차 붙일 수 있는가나는 그 순간그 인기 있는 방송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그거밖에 안 되는구나하고 혼자 중얼거리고 말았습니다.
방송을 20년 넘게 하시는 분도별 뜻 없이툭 던지는 말의 파장이 어떻게 미칠지 생각을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아무튼 '희귀병'이 아닌 '희소병'으로 빨리 보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좋은 글 보내주신 황성하 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주말에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저는 식구와 함께 내년에 집 지을 땅을 보러 전주에 갑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몇 번 소개해 드렸듯이제가 다니는 일터가 내년에 전주로 이사를 갑니다.
당연히 저희 식구도 이사를 해야 하는데요그동안에 아파트에서만 살았기에이번에는 집을 지어 애들이 맘껏 뛰놀게 할 생각입니다.
주말에 그 집터를 보러 갑니다.
땅만 사 뒀지집을 어떻게 짓겠다는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습니다돈이 없어서요. ^^*
사람은 분수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는데집 짓고 사는 게 제 분수에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걸맞다'를 썼는데요.
흔히 '걸맞는 지출걸맞는 집알맞는 운동따위처럼 '-'을 씁니다.
그러나 이는 '-'이 바릅니다.
'
걸맞다' '알맞다'가 그림씨(형용사)이므로 관형형 어미 '-'과 합쳐질 수 없고, '-'과 같이 써야 합니다.
쉬운 보기를 들면,
'
검은 손', '맑은 물'을 들 수 있습니다.
'
검다' '맑다'가 그림씨이므로 '검는 물'이나 '맑는 물'이라 하지 않고 '검은 물', '맑은 물'이라고 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
알맞는'으로 쓰는 것은
아마도 '맞다'가 움직씨(동사)라서 '맞는'으로 쓰이기 때문에 거기에 이끌려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그냥 제 생각입니다.

어쨌든,
"
두 편을 견주어 볼 때 서로 어울릴 만큼 비슷하다"는 뜻을 지닌 '걸맞다'
그림씨이므로 '걸맞은'으로 써야 하고,
"
일정한 기준조건정도 따위에 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는 뜻의 '알맞다'
'
알맞은'으로 써야 바릅니다.

아파트가 아닌 집을 짓고 사는 게 제 분수에 '걸맞은건지는 모르지만,
애들과 같이 집에서 맘껏 뛰어노는 것은 제 나이에 '알맞은것 같습니다. ^^*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제가 수원에 사는데요수원 아파트 전셋값이나전주에 집 짓고 사는 것이나 돈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더군요
그래서 큰 맘 먹고 저지른 겁니다.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일 뒤에도 점을 찍어야 합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덜 더울 거라죠어제는 너무 더웠습니다일터에 에어컨도 없는데......

오늘이 2007 5 29일이죠?
뭐 딱히 무슨 뜻깊은 날이라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날짜를 나타내는 법을 말씀드리려고요.

흔히,
2007
 5 29일을 '2007. 5. 29'로 나타냅니다.
년과 월 뒤에는 온점(.)을 찍지만 일 뒤에는 온점을 찍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겁니다.
일 뒤에도 온점을 찍어야 합니다.
이때의 온점은 ''을 갈음하는 것이므로 일 뒤에도 꼭 점을 찍어야 합니다.
'2007. 5. 29.'
이 맞는 거죠.

날짜 뒤에 요일을 쓸 때도 마찬가집니다.
'2007. 5. 29(
)'가 아니라
'2007. 5. 29.(
)'로 써야 합니다.
날짜 뒤에도 꼭 점을 찍습니다.

왜 이리 시간이 잘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는 일 없이 시간만 가니...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40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0853
1836 [2008/06/23] 우리말) 사과탕 id: moneyplan 2008-06-23 4296
1835 [2007/05/03] 우리말)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서... id: moneyplan 2007-05-03 4296
1834 [2010/05/28] 우리말) 쎄쎄쎄 id: moneyplan 2010-05-28 4295
1833 [2008/07/23] 우리말) 내셍기다 id: moneyplan 2008-07-23 4295
1832 [2014/03/04] 우리말) 잊다와 잃다 머니북 2014-03-04 4294
1831 [2012/11/01] 우리말) 직장내에서 '언니' 호칭 머니북 2012-11-01 4294
1830 [2007/09/05] 우리말) 지킴이와 지기 id: moneyplan 2007-09-05 4294
1829 [2007/08/28] 우리말) 길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을 뭐라고 할까요? id: moneyplan 2007-08-28 4294
1828 [2007/06/21] 우리말) '몽골어'와 '몽골 어' id: moneyplan 2007-06-21 4294
1827 [2007/03/20] 우리말) 오늘은 문제를 냈습니다. 상품도 있습니다. ^^* id: moneyplan 2007-03-20 4294
1826 [2016/02/15] 우리말) 으름장/어름장 머니북 2016-02-15 4293
1825 [2011/05/04] 우리말) 염전과 소금밭 moneybook 2011-05-04 4293
1824 [2008/09/01] 우리말) 선탠을 우리말로 하면? id: moneyplan 2008-09-01 4293
1823 [2007/03/06] 우리말) 도세 시작했으니... id: moneyplan 2007-03-07 4293
1822 [2007/03/05] 우리말) 노총을 아세요? id: moneyplan 2007-03-05 4293
1821 [2016/12/23] 우리말) 잉꼬부부와 원앙부부 머니북 2016-12-25 4292
1820 [2013/10/08] 우리말) 기역, 니은... 머니북 2013-10-08 4292
1819 [2011/04/13] 우리말) 비명과 환호성 moneybook 2011-04-13 4292
1818 [2010/05/31] 우리말) 사전 이야기 id: moneyplan 2010-05-31 4292
1817 [2010/03/23] 우리말) 천세나다 id: moneyplan 2010-03-23 4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