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통틀어 ≪순종부록≫에 단 한 번 나오는 이 “호우(豪雨)”는 분명히 우리가 쓰던 우리말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중부지방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렸습니다.
이제 좀 그치길 빕니다.

오늘은
조금 전에 읽은 오늘치 얼레빗 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호우'는 '큰비'로 써야 합니다]
요즘 뉴스는 쏟아지는 장맛비 소식으로 넘쳐납니다. 
그런데 “서울·경기 호우특보…150mm↑”, “중부지방 호우특보…남부지방 폭염특보 ”, “[날씨] 수도권 호우특보…최고 150mm 더 온다”, “서울 밤사이 200㎜ 호우…최고 150㎜ 더 올 듯” 같은 제목에서 보듯 텔레비전이건 신문이건 너도나도 “호우” 타령이지요. 

≪조선왕조실록≫에서 “호우(豪雨)”를 찾아보면 ≪순종부록≫ 16권(1925) 7월 20일)에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올 뿐입니다. 그런데 이 ≪순종부록≫은 일본인들의 손으로 간여하거나 쓰였기 때문에 크게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때문에 ≪조선왕조실록≫ 통틀어 ≪순종부록≫에 단 한 번 나오는 이 “호우(豪雨)”는 분명히 우리가 쓰던 우리말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대신 “대우(大雨)”를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보면 무려 960번이나 등장지요. 

한자 “豪”는 호걸 또는 귀인으로 긍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지만, 큰비가 사람들에게 호인이나 귀인 같이 좋은 손님일 수는 없습니다. 큰비를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에는 무더기비, 자드락비, 채찍비, 억수, 달구비 같은 말들이 있지요. 이런 아름다운 많은 토박이말을 놔두고 굳이 일본말 쓰레기를 쓰는 까닭을 차마 일본이 좋아서는 아니라 믿고 싶습니다, 제발 이제는 “호우(豪雨)”라는 말보다는 큰비나 무더기비로 고쳐 썼으면 좋겠습니다. 


좋을 글을 얼레빗으로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월요일입니다.
즐겁게 시작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가댁질]

벌써 금요일입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 제부도에서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 오구탕을 치며 놀기로 했습니다.
식구와 함께 가서 오랜만에 애들과 함께 바닷가도 거닐며 한가하게 머리 좀 식혀볼 생각입니다.
토요일 오후에 제부도에 들어가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바닷가로 나가 백사장에서 애들과 뛰어놀 생각입니다.

여기서 문제를 낼게요.
애들이 노는 것을 보면,
한 명은 앞서서 뛰고, 다른 한 명은 뒤에서 쫓아가며 이리저리 뛰어노는데요.
"아이들이 서로 잡으려고 쫓고, 이리저리 피해 달아나며 뛰노는 장난"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뭘까요?

오늘은 문제가 좀 어려운가요?

여기서 답을 말씀드릴게요.
바로 '가댁질'입니다.

아이들이 물가에서 물장구와 가댁질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땀을 씻고 때를 밀고는 깊은 곳에 들어가 물장구와 가댁질 이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왜 문제를 내자마자 답을 말했냐고요?
제가 선물을 드릴 돈이 없어서...^^*

주말 잘 보내세요.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03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0516
2056 [2012/07/25] 우리말) 백미러 머니북 2012-07-25 4533
2055 [2010/08/23] 우리말) 댓글 두 개 moneybook 2010-08-23 4528
2054 [2016/02/29] 우리말) 이와 이빨 머니북 2016-02-29 4527
2053 [2014/05/26] 우리말) '바' 띄어쓰기 머니북 2014-05-26 4526
2052 [2014/02/12] 우리말) 어제 편지를 읽고 나서 머니북 2014-02-12 4520
2051 [2013/08/23] 우리말) 중국어식 우리말 머니북 2013-08-24 4519
2050 [2008/09/11] 우리말) 가꾸로와 거꾸로 id: moneyplan 2008-09-11 4519
2049 [2011/01/18] 우리말) 어줍잖다와 어쭙잖다 moneybook 2011-01-18 4516
2048 [2016/05/25] 우리말) 틀린 한자 몇 개 머니북 2016-05-26 4515
2047 [2013/05/22] 우리말) 움추리다와 움츠리다 머니북 2013-05-22 4511
2046 [2011/10/20] 우리말) 두루뭉실과 두루뭉술 머니북 2011-10-20 4508
2045 [2016/12/02] 우리말) '알기쉬운 농업용어 사전' 머니북 2016-12-05 4507
2044 [2007/05/02] 우리말) 양반다리와 책상다리 id: moneyplan 2007-05-02 4507
2043 [2017/05/08] 우리말) 단어를 바꾸면 태도가 바뀐다 머니북 2017-05-11 4505
2042 [2016/09/02] 우리말) 드레지다 머니북 2016-09-07 4504
2041 [2017/06/26] 우리말) 뒷담화 머니북 2017-06-28 4496
2040 [2007/03/08] 우리말) 꽃샘추위가 물러갈 거라네요 id: moneyplan 2007-03-08 4496
2039 [2017/07/04] 우리말) 장애인과 불구 머니북 2017-07-06 4494
2038 [2011/08/18] 우리말) '열과'가 뭔지 아세요? 머니북 2011-08-18 4494
2037 [2007/12/17] 우리말) 귀 이야기 id: moneyplan 2007-12-17 4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