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7] 우리말) 까대기

조회 수 3880 추천 수 0 2014.07.17 11:19:56

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이제 하루 남았네요. 수원 떠날 날이. ^^*

전주에 새로 지은 집은, 마당 한가운데 집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아, 그 앞에 준공검사용으로 심은 나무 몇 그루는 있네요. ^^*
삽이나 호미 따위를 넣어둘 작은 창고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만들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옆집과 사이에 지붕을 덧대 작은 공간을 만들까도 생각 중입니다.

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요즘 사람들은 캐노피라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아는 캐노피(canopy)는 식물이 우거진 윗부분을 뜻하는데
요즘은 기둥으로 받치거나 매달아 놓은 덮개를 모두 캐노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집을 새로 지었으니 창고로 쓸 캐노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캐노피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다만, 애들과 함께 담과 벽 사이에 덮개를 얹어 까대기를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좀 투박해 보이겠지만, 제가 어디에 팔 물건을 만드는 것도 아닌데, 좀 어설프면 어떤가요.
그저 애들과 함께한 추억이 있고, 식구들 손때가 묻은 거면 뭐든지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제치다와 제끼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고향에서 아는 분이 오셔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바빠도 고향에서 손님이 오셨다면 만사 제치고 나갑니다. ^^*

오늘은 제끼다와 제치다를 알아볼게요.
제가 어제 만사 제끼고 나갔을까요, 제치고 나갔을까요?

'제치다'는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는 뜻으로
그 선수는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처럼 씁니다.
또 "일을 미루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는 제집 일을 제쳐 두고 남의 집 일에 발 벗고 나선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제끼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에는 있는데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습니다.

소리가 비슷한 '제키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소리만 비슷할 뿐 뜻은 전혀 다릅니다.
"살갗이 조금 다쳐서 벗겨지다."는 뜻입니다.

저는 어제 모든 일은 '제쳐' 두고 고향 사람을 만났습니다. ^^*

"왔다, 시방 몇 신디 인자 오냐!"
"그래도 너 온당께 딸싹않고 기다렸다. 좋제? 언능 앉아라, 한잔하자." 

저는 말할 틈도 없었습니다. 
고향 분들은 언제 봬도 그저 좋기만 합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재끼다'는
"일을 솜씨 있게 쉽게 처리하거나 빨리 해 버림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재치다'는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217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7662
1256 [2013/02/04] 우리말) 목도리 친친 머니북 2013-02-04 3885
1255 [2007/06/26] 우리말) 판사는 ㄷㄹ지고 ㄷㄸ야합니다 id: moneyplan 2007-06-26 3886
1254 [2008/07/08] 우리말) 모찌와 찹쌀떡 id: moneyplan 2008-07-08 3886
1253 [2010/07/28] 우리말) 시르죽다 moneybook 2010-07-28 3886
1252 [2012/12/05] 우리말) 거슬르다 -> 거스르다 머니북 2012-12-05 3886
1251 [2013/01/03] 우리말) 어안이 벙벙하다 머니북 2013-01-03 3886
1250 [2016/09/02] 우리말) 드레지다 머니북 2016-09-07 3886
1249 [2009/06/11] 우리말) 주책과 주착, 채비와 차비 id: moneyplan 2009-06-11 3887
1248 [2010/01/26] 우리말) 세 자와 석 자 id: moneyplan 2010-01-26 3887
1247 [2007/05/15] 우리말) 손수 만든 꽃? id: moneyplan 2007-05-15 3888
1246 [2012/05/09] 우리말) 보다 머니북 2012-05-09 3888
1245 [2010/12/28] 우리말) 사뜻하다 moneybook 2010-12-28 3889
1244 [2012/04/09] 우리말) 낼모레 머니북 2012-04-09 3889
1243 [2012/11/20] 우리말)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머니북 2012-11-20 3889
1242 [2007/10/04] 우리말) 사열했다와 사열 받다 id: moneyplan 2007-10-05 3890
1241 [2013/01/24] 우리말) 잊힌과 잊혀진 머니북 2013-01-24 3890
1240 [2008/12/11] 우리말) 밥맛없다와 밥맛 없다 id: moneyplan 2008-12-11 3891
1239 [2014/02/07] 우리말) 불임이 아니라 난임 머니북 2014-02-10 3891
1238 [2014/02/26] 우리말) 폼과 품 머니북 2014-02-26 3891
1237 [2016/07/01] 우리말) 감격해하다 머니북 2016-07-06 3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