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4] 우리말) 알갱이와 알맹이

조회 수 4204 추천 수 0 2014.09.04 09:53:00

 ‘알갱이’와 ‘알맹이’란 서로 다른 두 낱말이 있는데, 그 각각의 쓰임을 잘 따져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알갱이와 알맹이-성기지 학술위원

‘알갱이’와 ‘알맹이’란 서로 다른 두 낱말이 있는데, 그 각각의 쓰임을 잘 따져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알갱이’는 “곡식의 낟알이나, 열매의 낱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쌀이나 보리, 밀 알갱이는 잘고, 도토리나 밤 알갱이는 굵다.”처럼 쓰인다. 반면에 ‘알맹이’는 “물건을 싸고 있는 껍데기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속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땅콩을 까서 알맹이를 모아 놓은 것보다 남은 껍데기가 더 수북하다.”처럼 쓰인다. ‘알갱이’는 셈을 헤아리는 단위로도 쓰여서 “한 알갱이, 두 알갱이, 세 알갱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알맹이’는 그렇게는 쓰이지 않는다.

모처럼 하늘이 높고 햇살이 눈부신 나날이다. 이런 날씨가 보름만 지속되어도 올 가을 수확이 풍성해질 것이다. 벼베기를 한 뒤에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것을 ‘바심’이라고도 하고 한자말로 ‘타작’이라고도 한다. 이때 이삭의 낟알은 ‘알갱이’이고, 이 알갱이들을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찧는 것을 ‘도정’이나 ‘정미’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도정 공정을 거친 것이 ‘알맹이’이다. 이 알맹이가 쌀이다.

타작이란 말의 우리말이 ‘바심’인데, 벼가 아니라 ‘조의 이삭을 떨어내서 좁쌀을 만드는 것’을 ‘조바심’이라고 한다. 이 조는 잎이 어긋나 좁고 길게 생겼고, 귀가 질겨서 떨어내기가 힘들다. 그래서 조를 바심할 때에는 (곧 타작할 때는) 그 과정이 조심스럽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떨어지지도 않아, 조급해지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마음을 졸이는 것”을 ‘조바심치다, 조바심하다’라고 하게 되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꽃보라]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고향에 가서 작년에 이장한 아버지 산소에 나무를 몇 그루 심고 왔습니다.
나무를 심고 나서는 고추밭에 비닐도 덮었습니다.
오랜만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와 둘이서 삽을 들고 손을 맞추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옆에서는 흐드러지게 핀 꽃잎이 날리고...

'꽃보라'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보라'가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지는 눈이나 물 따위"를 뜻해
'눈보라'는 "바람에 불리어 휘몰아쳐 날리는 눈을 뜻하고",
'물보라'는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잔 물방울"을 뜻합니다.
'꽃보라'는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을 뜻합니다.

어제는 고작 나무 몇 그루 심고 왔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버지가 누워계시고, 나중에 어머니도 함께 누우실 곳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꽃으로 꽃동산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꽃동산'은 "꽃이 많이 피어 있는 동산. 아름다운 꽃으로 덮인 동산"입니다.
화원(花園) 보다는 '꽃동산'이 더 멋있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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