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6] 우리말) 목이 두꺼운 처자

조회 수 4367 추천 수 0 2014.09.26 10:21:44

안녕하세요.

반가운 금요일입니다. 
게다가 날씨도 참 좋네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목이 두꺼운 처자-성기지 학술위원

보름 전쯤인가, 텔레비전 방송의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젊은 역사학자가 조선시대 때 세자빈을 간택하는 조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세자빈에 간택되기 위한 용모를 표현하면서 ‘목이 두꺼운 처자’라고 했는데, 함께 있던 출연자들도 모두 목이 두껍다는 말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목이나 허리라든가, 팔뚝, 종아리 등을 묘사할 때에는 ‘굵다’, ‘가늘다’로 말해야 한다. “목이 두꺼운 처자”가 아니라 “목이 굵은 처자”가 맞는 표현이다. “팔뚝이 얇다”가 아니라 “팔뚝이 가늘다”이고, “종아리가 두껍다”가 아니라 “종아리가 굵다”로 말해야 옳다. 이런 말들은 사실 어렸을 때 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 익혔던 말들인데,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두껍다’는 물체의 [두께]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는 뜻으로 쓰이고, ‘얇다’는 그 반대로 두께가 작다는 뜻으로 쓰인다. 가령 “안젤리나졸리처럼 두꺼운 입술이 그의 매력이다.”처럼, 우리 몸에서도 입술의 두께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굵다’는 “손마디가 굵어서 반지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처럼, ‘길쭉한 물체의 [둘레]가 크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이와 반대로 “머리카락이 가늘다”와 같이 둘레가 작으면 ‘가늘다’라고 표현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꽃잎이 떨어지더라도 아쉬워 말자]

안녕하세요.

비가 오네요. 이 비에 꽃잎이 많이 떨어지네요.
지는 꽃이 왜 이리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가는 세월을 잡을 수야 없다지만, 떨어지는 꽃잎이라도 잡으며 시간을 멈추게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게 나이가 들어 가는 것인가요?
쩝...

어쩔 수 없이 먹는 나이고,
어쩔 수 없이 늙어간다면 이왕이면 곱게 늙고 싶습니다.
비록 해 놓은 것도 없이 쥐코조리로 살아왔지만,
조쌀하게 나이를 먹고 싶습니다.
(쥐코조리 : 마음이 좁아 옹졸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이름씨(명사))
(조쌀하다 : 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

꽃잎이 떨어지더라도 아쉬워 말자?
꽃잎이 떨어지드라도 아쉬워 말자?
꽃잎이 떨어지드래도 아쉬워 말자?
꽃잎이 떨어지더래도 아쉬워 말자?
어떤 게 맞죠?

'더라도'가 맞습니다.

'더라도'는 
'이다'의 줄기(어간), 풀이씨(용언)의 줄기 또는 씨끝(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가정이나 양보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 씨끝(어미)입니다.
'-어도'보다 그 뜻이 좀 강하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올해 안으로 일을 마쳐야 한다, 이 일은 누가 하더라도 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다처럼 씁니다.

표준어 규정 제17항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뜻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가운데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드라도, -드래도, -더래도'를 버리고 '-더라도'를 표준어로 삼은 겁니다.

꽃잎이 떨어지더라도 아쉬워하지 않고 열심히 삽시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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