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4] 우리말) 들러/들려

조회 수 4870 추천 수 0 2015.10.15 08:29:26

이렇게 '들러, 들르니'처럼 써야지 '들려'로 쓰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가을이라 피부가 무척 건조하네요.
그래서 오전에 회사에 연가를 내고 잠시 병원에 들렀다 왔습니다.

저도 슬슬 나이가 드나봅니다.
50대 라는 말을 들을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가 '들르다'입니다.
친구 집에 들르다, 퇴근하는 길에 포장마차에 들렀다가 친구를 만났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들러, 들르니'처럼 써야지 '들려'로 쓰면 안 됩니다.

'듣다'의 피동형이 '들려'입니다.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처럼 씁니다.

지금쯤
일 마치고 집에 가면서 방앗간에 들르자고 전화가 올 때가 됐는데…….
울리지도 않는 전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아뭏튼과 아무튼]

안녕하세요.

웬 눈이 오네요. 가뭄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전자우편을 몇 통이나 받으세요?
저는 한 이백 개는 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지를 받고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내용을 보지, 맞춤법 틀린 곳이나 찾는 그런 차가운 사람이 아닙니다. ^^*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을 보면 안 되잖아요. ^^*

그래도 어제 받은 편지에서 틀린 게 있어 바로잡고자 합니다.

1.
'아뭏튼 와라'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이라는 뜻의 어찌씨(부사)는
'아뭏튼'이 아니라 '아무튼'입니다.
아무튼 불행 중 다행이다, 낳기도 전이던가 아무튼 오래전에...처럼 씁니다.
어떻든에 끌려 아뭏튼이라 쓰시는 것 같습니다.

2.
'움추리고 살면'
"몸이나 몸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입니다.
너무나 민망해서 고개를 움츠렸다, 그는 한기에 몸을 움츠렸다처럼 씁니다.

저는 날마다 우리말 편지를 보냅니다.
제 몸이 아파도 '아무튼' 보냅니다. 
비록 지금 눈이 내리지만 철은 봄입니다. 너무 '움츠리지' 말고 가슴을 활짝 펴고 삽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262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8326
1036 [2016/01/21] 우리말) 갑부 머니북 2016-01-21 4859
1035 [2016/08/04] 우리말) 헤어지다/해어지다 머니북 2016-08-10 4858
1034 [2007/12/04] 우리말) 사전을 찾아보다 id: moneyplan 2007-12-04 4858
1033 [2014/11/12] 우리말) 핏줄 쓰이다 머니북 2014-11-12 4857
1032 [2014/08/12] 우리말) 비로소/비로서 머니북 2014-08-12 4857
1031 [2012/10/17] 우리말) 편지 두 개 소개 머니북 2012-10-17 4857
1030 [2011/08/16] 우리말) 착하다 머니북 2011-08-16 4857
1029 [2009/02/05] 우리말) 야멸치다와 야멸차다 id: moneyplan 2009-02-05 4857
1028 [2011/01/13] 우리말) 때마침 moneybook 2011-01-13 4856
1027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4855
1026 [2012/03/15] 우리말) 싱싱하다와 안슬프다 머니북 2012-03-15 4855
1025 [2015/01/14] 우리말) 저녁과 저물녘 머니북 2015-01-14 4854
1024 [2014/03/05] 우리말) 잊다와 잃다(2) 머니북 2014-03-06 4854
1023 [2013/12/27] 우리말) 눈 덮인 산 머니북 2013-12-27 4854
1022 [2007/09/27] 우리말) 가없는 사랑 id: moneyplan 2007-09-27 4854
1021 [2013/02/12] 우리말) 홀몸노인과 홀로노인 머니북 2013-02-12 4853
1020 [2012/07/02] 우리말) 천장과 천정 머니북 2012-07-02 4853
1019 [2008/05/02] 우리말) 몰강스럽다 id: moneyplan 2008-05-02 4853
1018 [2015/08/05] 우리말) 밤을 지새우다 머니북 2015-08-05 4852
1017 [2013/10/31]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3-10-31 4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