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6] 우리말) 사열/빠름

조회 수 3377 추천 수 0 2015.10.16 10:09:13

빠르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속도가 빠른 것이고,
시기가 대중이나 기준을 잡은 때보다 앞설 때는 '이르다'를 써야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는 KBS방송에서 잘 못 나온 게 두 개나 보이네요.

1. 6:33쯤, 동아일보 기사를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사열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열'은 "부대의 훈련 정도, 사기 따위를 열병과 분열을 통하여 살피는 일"로
대통령이 사열을 '하는 것'입니다.
사열을 받는 것은 부대입니다.
'대통령이 미국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고 해야 바릅니다.

2. 7:17쯤, 단풍을 소개하면서 "올해는 단풍이 빨리 온다."고 했습니다.
빠르다는 "어떤 동작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뜻으로 속도가 빠른 것이고,
시기가 대중이나 기준을 잡은 때보다 앞설 때는 '이르다'를 써야 합니다.
올해는 단풍이 이른 것입니다.

주말에 집 앞에 있는 황방산에 올라 단풍 맛 좀 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임과 님]

안녕하세요.

오늘이 경칩이라네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
바야흐로 이제 봄인가 봅니다. 이게 곧 꽃도 피겠죠? ^^*

우리 익은말(속담)에
'꽃 피자 님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때맞추어 반가운 일이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

익은말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임'이라 하지 않고 '님'이라 썼습니다.
현재 맞춤법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님'이라 하지 않고 '임'이라 해야 바릅니다.
임을 그리는 마음, 임을 기다리다, 임을 못 잊다, 임과 이별하다처럼 씁니다.

속담에
'임 없는 밥은 돌도 반 뉘도 반'이라는 게 있고,
우리가 잘 아는
'임도 보고 뽕도 딴다'도 있잖아요. 
이런 속담에는 모두 '임'이라고 쓰는데,
'님'이라고 쓰는 속담이 몇 개 있습니다.
고와도 내 님 미워도 내 님(좋으나 나쁘나 한번 정을 맺은 다음에야 말할 것이 없다는 말)
내 님 보고 남의 님 보면 심화 난다(자기 님이 더 훌륭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잘난 남의 님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아니하다는 말)
꽃 피자 님 온다(때맞추어 반가운 일이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 바로 그런 보기입니다.

속담까지 맞춤법에 맞춰 '님'을 '임'으로 다 바꿔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런 속담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봄입니다.
저도 제 임과 함께 즐겁게 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474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0199
2556 [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머니북 2017-03-30 4081
2555 [2017/03/27] 우리말) 이유와 원인 머니북 2017-03-27 3620
2554 [2017/03/17] 우리말) 나무 심기 좋은 때 머니북 2017-03-17 4218
2553 [2017/03/1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머니북 2017-03-17 5255
2552 [2017/03/15] 우리말) 꽃보라 머니북 2017-03-15 3680
2551 [2017/03/14] 우리말) 사저 머니북 2017-03-14 3993
2550 [2017/03/13] 우리말) 인용 머니북 2017-03-13 3919
2549 [2017/03/10] 우리말) 교보문고 머니북 2017-03-10 3949
2548 [2017/03/09] 우리말) '언어에 대하여' 머니북 2017-03-10 4226
2547 [2017/03/08]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7-03-09 4284
2546 [2017/03/07] 우리말) 혹은과 또는 머니북 2017-03-08 4059
2545 [2017/03/06] 우리말) 홍두깨 머니북 2017-03-07 3744
2544 [2017/02/27] 우리말) 짊다와 짊어지다 머니북 2017-02-28 4653
2543 [2017/02/24] 우리말) 돌팔이와 단감 머니북 2017-02-24 4208
2542 [2017/02/22] 우리말) 역시 머니북 2017-02-22 3969
2541 [2017/02/21] 우리말) '2017년, 새롭게 인정받은 표준어는?... 머니북 2017-02-22 4196
2540 [2017/02/20] 우리말) 지표식물 머니북 2017-02-20 3914
2539 [2017/02/17] 우리말) 모, 알, 톨, 매, 벌, 손, 뭇, 코... 머니북 2017-02-17 3904
2538 [2017/02/16] 우리말) 어섯 머니북 2017-02-16 3919
2537 [2017/02/15] 우리말) 딸내미/딸따니 머니북 2017-02-16 4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