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2] 우리말) 발표할 때...

조회 수 3226 추천 수 0 2016.04.16 17:30:46

생각을 다듬고 정리해서, 좋은 낱말로 천천히 말하면 내가 뜻하는 모든 것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좀 부네요.
그래서 애와 자전거를 타지 않고 차를 타고 나왔습니다.
바람이 제 기쁨을 빼앗아 갔습니다. ^^*

우리말은 좋은 낱말을 골라 바르게 소리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을 쓸 때건, 말을 할 때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발표하는 것을 들으면 참으로 답답할 때가 잦습니다.
제 생각에
말을 천천히 하고, 되도록 또박또박 말하되, 필요하면 강약을 줘서 강조하면 
생각한 뜻을 오해없이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답답한 말투와 이렇게 고치면 좋겠다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목차가 되겠습니다. -> 목차입니다. 또는 차례입니다.
~사항이 되겠습니다. -> 사항입니다.
에서 분석한 내용이 되겠습니다만.. -> 에서 분석한 내용입니다. 
사료됩니다. -> 생각합니다. 또는 판단합니다.
판단되어집니다. -> 판단합니다.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보고드리겠습니다.

'되겠습니다.'는 말이 참 거슬립니다.
'이것은 화장실입니다.'라고 하면 되지, '이것은 화장실이 되겠습니다.'라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내 입에서 정돈되지 않은 말이 나오는 것은
아직 생각이 덜 여물었다는 뜻일 겁니다.
생각을 다듬고 정리해서, 좋은 낱말로 천천히 말하면 내가 뜻하는 모든 것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은 '천천히'를 생각하면서 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목이 메다]



안녕하세요.



그저께 저녁에 고향 동생을 만나면서 그 친구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호기있게 전화를 드리긴 했는데,

막상 그분 목소리를 들으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더군요.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 소개한 낱말인 '메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

2. 어떤 장소에 가득 차다.

3.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 

는 뜻이 있습니다.

1, 2번 뜻으로 쓰일 때 메다의 시킴꼴(사동형)이 어제 편지에서 소개한 '메우다'이고,

3번 뜻으로 쓰일 때는 시킴꼴이 없습니다.

따라서,

'목을 메웠다'라고 쓰지 않고 '목이 메게 했다'로 써야 옳습니다.



오랜만에 들은 고향 어르신의 목소리가 제 목을 메게 하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183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7314
176 [2009/06/15] 우리말) 음식 맛 id: moneyplan 2009-06-15 3247
175 [2016/04/15] 우리말) 아름다운 바라지 머니북 2016-04-16 3245
174 [2014/03/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ㄴㄲ하다) 머니북 2014-03-18 3243
173 [2009/05/19] 우리말) 넙치와 광어 id: moneyplan 2009-05-19 3243
172 [2015/08/21] 우리말) 쫀쫀한 사람이 필요해! 머니북 2015-08-24 3242
171 [2015/02/11] 우리말) 모밀국수와 메일국수 머니북 2015-02-11 3242
170 [2010/03/29] 우리말) 자글거리다 id: moneyplan 2010-03-29 3242
169 [2015/11/05] 우리말) 찜찜하다/찝찝하다 머니북 2015-11-05 3240
168 [2016/06/09] 우리말) 나라지다 머니북 2016-06-10 3238
167 [2015/01/13] 우리말) 에라, 잘코사니라 머니북 2015-01-13 3238
166 [2014/04/11] 우리말) 멋쟁이를 만드는 멋장이 머니북 2014-04-11 3238
165 [2016/08/19] 우리말) 경기에 이겼을까, 경기를 이겼을까? 머니북 2016-08-24 3237
164 [2016/04/19] 우리말) 신문 기사를 잇습니다 머니북 2016-04-22 3236
163 [2015/10/26]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머니북 2015-10-27 3236
162 [2014/12/02] 우리말) 추켜세우다/치켜세우다 머니북 2014-12-02 3236
161 [2009/09/18] 우리말) 멧돼쥐 id: moneyplan 2009-09-18 3236
160 [2016/06/24] 우리말) 골탕 머니북 2016-06-26 3235
159 [2016/06/08] 우리말) 나달 머니북 2016-06-10 3235
158 [2009/10/12] 우리말) 살살이와 살사리 id: moneyplan 2009-10-12 3235
157 [2008/12/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2-18 3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