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6] 우리말) 살판

조회 수 3793 추천 수 0 2016.05.17 07:48:30

살판은
"재물이 많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거듭되어 살림이 좋아지는 판국"으로 쓰거나
"기를 펴고 살아 나갈 수 있는 판."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안녕하세요.

새벽에는 바람이 몹시 불고 비가 세차게 내렸는데,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나오면서 날씨가 참 좋네요.

우리말에 '살판'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민속놀이에서 줄타기 재주의 하나로 줄 위에서 공중으로 몸을 날리어 거꾸로 한 바퀴 돌아 줄을 두 다리 사이로 끼고 앉으며 두 손으로 줄을 잡는 동작을 이릅니다.
지금은 없어진, 남사당놀이의 세 번째 놀이로 광대가 손으로 땅바닥을 짚고 뛰어넘으면서 부리는 재주라고도 합니다.

이 낱말이 지금은 뜻이 바뀌어
"재물이 많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거듭되어 살림이 좋아지는 판국"으로 쓰거나
(아버지가 병환도 나으시고 다시 직장에 다니시니 우리 집도 이제 좀 살판이 좋아지겠지.)
"기를 펴고 살아 나갈 수 있는 판."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내일부터 여름 방학이니 살판 만났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살판'은 있지만 '죽을판'은 없습니다.
아마도 좋은 일만 자주 생기기를 비는 뜻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

새롭게 맞는 월요일입니다.
날씨를 보니 이번 주도 살판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주 웃으면서 즐겁게 삽시다. ^^*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얼토당토않다]

안녕하세요.

한가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에 고향에 가지 못했습니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제가 가지 못하고, 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고향에는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회사일 핑계 대고 고향에 가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그렇게 되고 보니 좀 뻘쭘하네요. ^^*

우리말에 '얼토당토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옳지도 마땅하지도 않다'는 말에서 왔습니다.
'옳다'와 '마땅하다'를 모두 부정하고 있으니 '전혀 합당하지 않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가끔은 얼토당토않은 일은 하면서 살아가는 게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고, 또 그런 일을 겪고 살더라도
그래도 많이 웃는 데는 당할 장사 없을 겁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뻘쭘하다'는
"어색하고 민망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4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0899
2036 [2013/09/2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3-09-25 3757
2035 [2009/12/30] 우리말) 댓글 소개 id: moneyplan 2009-12-30 3758
2034 [2016/11/02] 우리말) 속도 단위 머니북 2016-11-02 3759
2033 [2017/02/14] 우리말) 자글거리다 머니북 2017-02-14 3760
2032 [2009/08/15] 우리말) 광복절 맞아 김영조 소장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08-17 3761
2031 [2008/06/26] 우리말) 그립다와 그리웁다 id: moneyplan 2008-06-27 3762
2030 [2012/04/03] 우리말) 꽃샘잎샘 머니북 2012-04-03 3762
2029 [2013/06/17] 우리말) 자장면과 짜장면(2) 머니북 2013-06-17 3762
2028 [2014/07/29] 우리말) 맨드리 머니북 2014-07-29 3762
2027 [2015/05/08] 우리말) 한글 특징 머니북 2015-05-08 3763
2026 [2015/09/21] 우리말) 물나팔과 물방귀 머니북 2015-09-21 3763
2025 [2016/07/18] 우리말) 구슬르다 -> 구슬리다 머니북 2016-07-19 3763
2024 [2014/06/24] 우리말) 체신과 채신 머니북 2014-06-24 3764
2023 [2009/07/02] 우리말) 핑크빛과 핑크ㅅ빛 id: moneyplan 2009-07-02 3765
2022 [2007/12/26]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id: moneyplan 2007-12-26 3767
2021 [2010/11/22] 우리말) 사투리 moneybook 2010-11-22 3767
2020 [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머니북 2017-02-09 3767
2019 [2016/05/30] 우리말) 스크린 도어 -> 안전문 머니북 2016-05-30 3768
2018 [2013/11/07] 우리말) 족집게와 [족찝께] 머니북 2013-11-08 3770
2017 [2008/05/10]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id: moneyplan 2008-05-10 3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