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0] 우리말) 조으다 -> 좋다

조회 수 2989 추천 수 0 2016.05.20 13:19:48

.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종시에서 편지를 씁니다.
어제저녁에 오랜만에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를 만나서 재밌게 놀다가 이곳에서 잤거든요. 
거의 5년만에 다시 만났으니 마땅히 좋을 수밖에 없죠. ^^*

요즘 인터넷에서 좋은 것을  '조으다', 싫은 것을  '시르다'라고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고 합니다. 
좋으면 좋은 것이고, 싫으면 싫은 것이지, '조으다'는 뭐고 '시르다'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한글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용언의 어간과 어미는 구별하여 적습니다.
'좋다'는 형용사로써 '용언'이며 '좋-'이 어간이고 '-은'이 어미입니다.
맞춤법 규정에 용언의 어간과 어미는 구별하여 적도록 되어 있으므로
'좋은'으로 적으면 됩니다. 소리나는 대로 '조으다'로 적으면 안 됩니다.
'싫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르다'가 아니라 '싫다'입니다.

친한 사람들이 만나면 술을 마실 때 건배사라는 것을 하는데요.
제가 요즘 잘 쓰는 게 있습니다.
어제도 그렇게 했습니다. ^^*
바로 '모내기'입니다.
요즘이 모내기 철인데다, 제가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하잖아요.

모내기는
모 : 모처럼
내 :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기 : 기분 좋게 한잔하자
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코스모스와 살사리]

안녕하세요.

어제 제 일터 국감이 잘 끝나서 저녁에 동료와 한잔했습니다.
그 바람에 차를 일터에 두고가, 오늘 아침에는 애들과 같이 걸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일곱 살짜리 딸은 인라인을 타고,
다섯살짜리 아들은 자전거를 타고(뒤에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
저는 걷고... ^^*

천변을 걷다 보니 1킬로 넘게 코스모스 꽃길이 있네요.
출근길에 본 코스모스가 참 멋있더군요.

작년에던가 코스모스에 대한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다.
코스모스의 순 우리말은 살사리라고...
코스모스라고 하면 울긋불긋한 꽃만 생각나지만,
살사리꽃이라고 하면 가을바람에 살랑대며 바쁜 눈길을 잡는 멋진 꽃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우리 사전에
코스모스는 있지만 살사리나 살사리꽃은 없습니다.
어떤 사전에 보면 "코스모스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바라기는 왜 선플라워의 잘못이라고 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누가 뭐래도
선플라워보다는 해바라기가 멋지고,
클로버보다는 토끼풀이 예쁘고, 
코스모스보다는 살사리가 더 곱습니다.

솜다리꽃을 에델바이스라 하고,
붓꽃을 아이리스라 하며,
담쟁이덩굴을 아이비라고 해야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살사리꽃이 사전에서 빠진 것을 두고 가슴 아파 하는 것이 더 멋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에 본 사랑밭새벽편지에 아래 글이 있네요.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은 웃지 않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웃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오늘이 한글날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1.
킬로그램과 킬로미터를 줄여 '킬로'라고 해도 됩니다.
따라서 앞에 쓴 '1킬로 넘게 코스모스 꽃길이 있네요.'가 틀린 게 아닙니다.

2.
한잔 :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는 차나 술 따위.
한 잔 : 한 잔, 두 잔할 때의 한 잔. 딱 한 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26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786
76 [2006/11/14] 우리말) 사의 표명! 반려? id: moneyplan 2006-11-14 6106
75 [2006/11/13] 우리말) 싸가지/소갈머리 --> 늘품/늧 id: moneyplan 2006-11-13 4944
74 [2006/11/12] 우리말) 지금 집을 사면 낭패라죠? id: moneyplan 2006-11-13 4875
73 [2006/11/11] 우리말) 빼빼로 데이? 농민의 날! id: moneyplan 2006-11-13 5053
72 [2006/11/10] 우리말) '데' 띄어쓰기 id: moneyplan 2006-11-10 5926
71 [2006/11/09] 우리말) 한무릎공부 id: moneyplan 2006-11-09 5421
70 [2006/11/08] 우리말) 인상/인하는 값 오름/값 내림으로 id: moneyplan 2006-11-08 5109
69 [2006/11/07] 우리말) 날씨가 꽤 춥네요. 그렇다고 너무 웅숭그리지 마세요 id: moneyplan 2006-11-07 4867
68 [2006/11/06] 우리말) 군포시, 고맙습니다 id: moneyplan 2006-11-07 5017
67 [2006/11/03] 우리말) 제고와 재고를 재고해야합니다 id: moneyplan 2006-11-03 5362
66 [2006/11/02] 우리말) 제 아들에게 먼지떨음을 했습니다 id: moneyplan 2006-11-02 5432
65 [2006/11/01] 우리말) 아빠, 원준이 또 똥쌌어요 id: moneyplan 2006-11-01 4731
64 [2006/10/31] 우리말) 시월의 마지막 밤 id: moneyplan 2006-11-01 5116
63 [2006/10/30] 우리말) '한목'과 '한몫' id: moneyplan 2006-10-30 6011
62 [2006/10/23] 우리말) 열심히 다좆치고 죄어치겠습니다 id: moneyplan 2006-10-23 5041
61 [2006/10/22] 우리말) 심간 편하세요? id: moneyplan 2006-10-23 5668
60 [2006/10/21] 우리말) 고육지책 id: moneyplan 2006-10-23 5905
59 [2006/10/20] 우리말) 닦달하다 id: moneyplan 2006-10-20 5008
58 [2006/10/19] 우리말) 명란젓과 창난젓 id: moneyplan 2006-10-19 4475
57 [2006/10/18] 우리말) 심술깨나 부리게 생겼다. 꽤나 고집이 세겠군 id: moneyplan 2006-10-18 5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