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8] 우리말) 더이페이 -> 도르리

조회 수 4268 추천 수 0 2016.11.01 21:39:30

'더치페이'라기 보다는 '도르리'라는 멋진 우리말을 살려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
오늘은 편지가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 


1. 
오늘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됩니다.
법률 이름이 긴 경우 줄여서 부르는데, 잘못 줄이면 법률 내용을 유추하기 어렵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법제처에서는 '법률 제명 약칭 위원회'를 만들어서 긴 법률명을 줄이는 약칭을 만들고 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은 '청탁금지법'입니다.
'김영란법'이나 '더치페이법'이 아닙니다.

2.
'청탁금지법'을 어기지 않으려면 자기가 먹은 것은 자기가 계산하는 '더치페이'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엔분의일'이라고도 하고 '각자 계산'이라고도 하더군요.

예전에, '노견'을 다듬은 말로 그 말을 그대로 해석한 '어깨길'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로 바꾸기보다는 예전에 쓰던 낱말을 찾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고,
그에 따라 '갓길'을 찾아내서, 지금은 갓길만 쓰고 있습니다.

'청탁금지법'도 '더치페이'라기 보다는 '도르리'라는 멋진 우리말을 살려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1」여러 사람이 음식을 차례로 돌려 가며 내어 함께 먹음. 또는 그런 일.
「2」똑같이 나누어 주거나 골고루 돌라 줌. 또는 그런 일.

3. 
오늘 청탁금지법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아무래도 공직사회는 납작 엎드리거나 움츠러드는 분위기 인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저녁에 회사 동료들 만나 분위기를 풀어줄 생각입니다. 마땅히 저녁은 제가 삽니다. ^^*

오늘 오후에 큰애 담임선생님이 불러 학교에 가야 합니다.
커피 한 잔도 사가면 안 된다고 해서 빈손으로 갑니다. 뻘쭘하지만...

4.
어제 편지를 보시고, 독일에 계시는 bobntae 님께서 아래와 같은 편지를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보고 '소라색'이라고 합니다.'
푸른 들판, 파란 하늘. 파란 하늘이 맞지 않나요?
푸른 하늘 은하수를 쓴 사람이 아차 했을 때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고 골목마다 부르고 있어서 못 고쳤다는
이오덕 선생님이 글을 쓰셨어요.  


'속병과 속앓이는 조금은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는데도 속병이 많이 쓰인다.'
이오덕 선생님이 우리말은 입음움직씨被動詞로 쓰는 게 아니라고 하셨어요.
영어에는 '너 어디 가니?' 하지만
우리말엔 '어디 가니' 히고 임자말主語을 안 쓴다.
그러니 '(사람이)쓰고, 쓰다'이지
'말이 글이' 쓰이고가 아니다.
영어나 일어는 그렇게 쓰지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오늘 편지가 길어서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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