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0] 우리말) 트롯트와 트롯

조회 수 4259 추천 수 0 2017.01.10 09:14:10

우리말에 '끄트머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아마도 '끝의 머리'에서 와서 "끝이 되는 부분"이라는 뜻일 겁니다.
그러나 이 낱말에는 "일의 실마리"라는 뜻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트로트와 트롯
지난 연말에는 주요 방송사마다 연예대상 시상식 모습을 방영했다. 시상식 하면 떠오르는 것이 빨간 양탄자이다. 이 양탄자를 서양 외래어로 ‘카펫’이라고 한다. 어떤 분들은 ‘카페트’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표준말은 카페트가 아니라 카펫이다. 그리고 미래 세계를 예측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로봇인데, 이 말도 ‘로보트’가 아니라 ‘로봇’이 표준말이다. 
그런데 카페트는 카펫이 맞고 로보트는 로봇이 옳다고 하니까, ‘케이크’도 ‘케익’(또는 ‘케잌’)으로 써야 맞는 것으로 혼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거꾸로, ‘케익/케잌’이 아니라 ‘케이크’가 표준말이다. 마찬가지로, ‘카세트 라디오’라 할 때에는 ‘카셋’이 아니라 ‘카세트’가 맞고, ‘비닐 테이프’도 ‘테입’이 아니라 ‘테이프’가 올바른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외래어 가운데는, 이렇게 (카펫이나 로봇처럼) k나 t나 p를 받침으로 적을 때도 있고 (케이크처럼) 풀어 쓸 때도 있다. 그런가 하면, 받침으로 적을 때와 풀어 쓸 때의 뜻이 서로 달리 쓰이는 경우도 있다. 가령, 60~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 성인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가요인 트로트를 ‘트롯’이라고 표기해 놓은 앨범이 더러 눈에 띄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기이다. 이 말은 두 가지로 쓰이는데, 대중가요를 말할 때는 ‘트로트’이고, 그냥 ‘트롯’이라고 하면 승마에서 말이 총총걸음을 걷는 것을 가리키는 승마용어가 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아침 뉴스를 보면서...]


안녕하세요.

장마가 올라올 거라고 하네요. 

오늘 아침 6:13 MBC 뉴스 자막에(화면 아래로 흐르는 자막) 'KTX 320KM'라는 게 보였습니다.
KTX의 속도가 빠르다는 뉴스 같은데요.
거리의 단위인 킬로미터는 소문자 km으로 써야 바릅니다.
그리고 km은 거리의 단위이므로 속도 단위로 쓰려면 시간으로 나눠줘야 합니다.
따라서 'KTX (속도) 320km'가 바릅니다.

같은 방송에서,
6:15에 한 기자가 말씀하시면서 "현해탄을 건너왔다."고 했습니다.
현해탄은,
일본에서 한자로 玄海灘이라고 쓰고,
[겐가이나다]로 읽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줄곧 배웠듯이
'현해탄'이 아니라 '대한해협'입니다.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땅 독도(獨島)를 일본 한자표기를 빌려 죽도(竹島·다케시마)로 부르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그 뉴스 끝머리에 
'질곡의 삶'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질곡은 옛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이번에 자살한 배우가 그렇게 어렵게 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짧은 삶이라고 하면 될 것을 입에 붙은 표현을 그냥 쓰시다 보니 '질곡'을 쓰신 것 같습니다.

6:23에 KBS뉴스에서는
'구설수에 오르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입니다.
따라서
'구설수에 오르다'가 아니라 '구설에 오르다'가 바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구설과 구설수를 같은 뜻으로 올려놓고
'구설수에 오르다'도 바른 표현으로 보고 있더군요.

아침 뉴스에서 들으니
오늘부터 '우측 보행'을 한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이겠지만,
'우측 보행'이 아니라 '오른쪽 걷기'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맞은 우리말이 없다면 모르지만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쓰지 않는 것은 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나 방송에서 이렇게 한자말을 앞세우니
사전에도
'비포장도로'는 올라 있지만 '흙길'은 없고,
'독서'는 올라 있지만 '책읽기'는 없습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 만들었고, 누가 보라는 사전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침부터 심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꾹 참으면서 글을 썼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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