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3] 우리말) 조류포비아

조회 수 3559 추천 수 0 2017.02.03 18:01:06

언론에서 이상한 말을 만들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꽤 포근해진 것 같지 않나요? ^^*

오늘 자 어떤 신문에 보니
'새만 보면 덜덜… 번지는 조류포비아'라는 제목을 단 기사가 있네요.
http://news.donga.com/3/all/20170202/82694409/1
'조류포비아'... 마땅히 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포비아'는 영어 phobia로 병적 공포나 공포증을 뜻합니다.
요즘 조류독감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서 새만 보면 벌벌 떨게 된다는 것을 두고 그런 제목을 뽑았나 봅니다.

기사 제목이
'새만 보면 덜덜… 번지는 조류포비아'인데,
뒤에 오는 '번지는 조류포비아'를 빼도 멋진 제목이 됩니다.
굳이 이상한 '조류포비아'를 쓰지 않아도 되는 거죠.

언론에서 이상한 말을 만들면 안 됩니다.
좋은 우리말을 더 자주 쓰도록 앞장서야 할 언론에서
이상한 말을 만들어서 우리말을 괴롭히고 비틀면 안 되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등쌀과 눈쌀]
안녕하세요.

요즘 제 일터에는
어떤 일 한 가지 때문에 여러모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이리 세상을 힘들게 사는지...

남을 몹시 귀찮게 구는 짓을 '등쌀'이라고 합니다.
탐관오리의 등쌀에 시달리는 백성, 그의 등쌀에 못 이겨 떠났다처럼 씁니다.

관용구로 '등쌀을 대다'고 하면,
남을 지겹도록 몹시 귀찮게 하다는 뜻이 됩니다.
자꾸 등쌀을 대는 바람에 힘들다, 감사관이 하도 등쌀을 대는 통에 죽을 맛이다처럼 씁니다.
'등살'이 아니라 '등쌀'입니다.

눈에 독기를 띠며 쏘아보는 시선을 '눈총'이라고 하고, 이를 눈살이라고도 합니다.
눈살이 따갑다, 날카로운 눈살을 던졌다처럼 씁니다.
'눈살'의 소리가 [눈쌀]이라서 '눈살'을 '눈쌀'로 쓰시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등쌀과 눈살... 잘 기억합시다. ^^*

비록 누군가 나를 괴롭히는 등쌀에 삶이 버겁더라도 눈살 찌푸리지 말고 재밌게 삽시다.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57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084
156 [2015/10/16] 우리말) 사열/빠름 머니북 2015-10-16 3087
155 [2010/10/15] 우리말) 막장은 희망입니다 moneybook 2010-10-15 3087
154 [2010/03/25] 우리말) 가위 id: moneyplan 2010-03-25 3087
153 [2015/08/11] 우리말) 입때껏 머니북 2015-08-11 3084
152 [2008/12/18]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2-18 3084
151 [2014/03/28] 우리말) 뜨게부부와 새들꾼 머니북 2014-03-28 3083
150 [2009/01/30] 우리말) 예탐과 여탐 id: moneyplan 2009-01-30 3081
149 [2016/03/11] 우리말) '화두'와 '촌스럽다' 머니북 2016-03-14 3080
148 [2009/04/1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04-16 3080
147 [2009/02/25] 우리말) 점심과 식사 id: moneyplan 2009-02-25 3079
146 [2015/04/16] 우리말) 애성이 머니북 2015-04-16 3078
145 [2015/10/02] 우리말) 객쩍다 머니북 2015-10-02 3075
144 [2014/12/01] 우리말) 도 긴 개 긴 머니북 2014-12-01 3075
143 [2016/06/21] 우리말) 꼬리는 말고 꽁지는 빠지고 머니북 2016-06-26 3074
142 [2016/09/23] 우리말) 애띤 얼굴? 앳된 얼굴? 머니북 2016-11-01 3073
141 [2016/04/01] 우리말) 갖다 -> 열다 머니북 2016-04-02 3073
140 [2016/08/25] 우리말) 물, 말 머니북 2016-08-29 3072
139 [2016/05/03] 우리말) 밖에 없다/뿐이다 머니북 2016-05-03 3072
138 [2015/10/30] 우리말) 무료로 주고 공짜로 받고 머니북 2015-11-02 3072
137 [2016/10/17] 우리말) 오늘 하루도 즐겁게 머니북 2016-11-01 3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