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조회 수 3298 추천 수 0 2017.02.09 08:28:21

.

안녕하세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분수와 푼수]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 MBC텔레비전에서 100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무게 단위인 킬로그램은 kg로 씁니다. 거리 단위 미터도 소문자 m입니다.

언젠가
주책이 주착에서 왔고, 주착의 뜻은 "일정한 생각이나 줏대"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본디는 '주책이 없다'고 쓰다가 '주책없다'가 되었고, 지금은 그냥 '주책'이라고만 써서 
'주책'이 "줏대가 없다"는 뜻으로 씁니다.

한자말이 바뀌어 우리말에 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네요.
푼수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본디는 분수(分數)로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이었지만 소리내기 쉽게 '푼수'로 바뀌었고,
이 또한 '푼수 없다'가 '푼수없다'로 되었고, 지금은 그냥 '푼수'라고만 써서
'푼수'가 "푼수가 없다"는 뜻으로 씁니다.
(아직 사전에 '푼수없다'는 한 낱말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돌고 돌아
주착이 주책이 되고, 줏대 있다는 낱말에 줏대 없다는 뜻이 들어가고,
분수가 푼수가 되며, 지혜가 있다는 낱말에 지혜가 없다는 뜻이 들어갔습니다.
전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고,
또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삽으로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흐르는 물에 삽을 넣어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27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824
156 [2017/01/20] 우리말) 제설/이면도로 머니북 2017-01-20 4454
155 [2017/01/23] 우리말) 빼닮다, 빼쏘다 머니북 2017-01-24 3791
154 [2017/01/24] 우리말) 서덜/서더리 머니북 2017-01-24 3486
153 [2017/01/25] 우리말) 공회전 머니북 2017-01-25 3132
152 [2017/01/26] 우리말) 두꺼운 옷, 두터운 정 머니북 2017-01-27 3743
151 [2017/01/31] 우리말) 벼슬과 볏 머니북 2017-01-31 3428
150 [2017/02/01] 우리말) 햇귀 머니북 2017-02-01 3805
149 [2017/02/02] 우리말) 오지/깊은 산골 머니북 2017-02-03 3883
148 [2017/02/03] 우리말) 조류포비아 머니북 2017-02-03 3423
147 [2017/02/06] 우리말) 바둑에서 온 낱말 머니북 2017-02-07 3440
146 [2017/02/07] 우리말) 에듀푸어 머니북 2017-02-07 3761
» [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머니북 2017-02-09 3298
144 [2017/02/09] 우리말) 안갚음과 앙갚음 머니북 2017-02-10 3658
143 [2017/02/10] 우리말) 비면식관계란? 머니북 2017-02-10 3917
142 [2017/02/13] 우리말) 화가 나면? 머니북 2017-02-13 3216
141 [2017/02/14] 우리말) 자글거리다 머니북 2017-02-14 3135
140 [2017/02/15] 우리말) 딸내미/딸따니 머니북 2017-02-16 3430
139 [2017/02/16] 우리말) 어섯 머니북 2017-02-16 3480
138 [2017/02/17] 우리말) 모, 알, 톨, 매, 벌, 손, 뭇, 코... 머니북 2017-02-17 3415
137 [2017/02/20] 우리말) 지표식물 머니북 2017-02-20 3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