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조회 수 3863 추천 수 0 2017.02.09 08:28:21

.

안녕하세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분수와 푼수]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 MBC텔레비전에서 100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무게 단위인 킬로그램은 kg로 씁니다. 거리 단위 미터도 소문자 m입니다.

언젠가
주책이 주착에서 왔고, 주착의 뜻은 "일정한 생각이나 줏대"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본디는 '주책이 없다'고 쓰다가 '주책없다'가 되었고, 지금은 그냥 '주책'이라고만 써서 
'주책'이 "줏대가 없다"는 뜻으로 씁니다.

한자말이 바뀌어 우리말에 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네요.
푼수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본디는 분수(分數)로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이었지만 소리내기 쉽게 '푼수'로 바뀌었고,
이 또한 '푼수 없다'가 '푼수없다'로 되었고, 지금은 그냥 '푼수'라고만 써서
'푼수'가 "푼수가 없다"는 뜻으로 씁니다.
(아직 사전에 '푼수없다'는 한 낱말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돌고 돌아
주착이 주책이 되고, 줏대 있다는 낱말에 줏대 없다는 뜻이 들어가고,
분수가 푼수가 되며, 지혜가 있다는 낱말에 지혜가 없다는 뜻이 들어갔습니다.
전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고,
또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삽으로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흐르는 물에 삽을 넣어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673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2129
1996 [2014/09/16] 우리말) 매다와 메다 머니북 2014-09-16 3776
1995 [2014/09/15] 우리말) 산책과 산보 머니북 2014-09-15 4227
1994 [2014/09/11] 우리말) 팔월 한가위 머니북 2014-09-11 3655
1993 [2014/09/05] 우리말) 바빠/바뻐 머니북 2014-09-05 5092
1992 [2014/09/04] 우리말) 알갱이와 알맹이 머니북 2014-09-04 3926
1991 [2014/09/03] 우리말) 과자 봉지에 우리글보다 외국어를 더 크게 쓴다고? 머니북 2014-09-03 3512
1990 [2014/09/02] 우리말) 씽크홀 머니북 2014-09-02 4111
1989 [2014/09/01] 우리말) 싸다와 쌓다 머니북 2014-09-01 3727
1988 [2014/08/27] 우리말) 어떻게/어떡해 머니북 2014-08-27 5000
1987 [2014/08/26]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머니북 2014-08-26 5255
1986 [2014/08/25] 우리말) '가지다'와 '지니다'의 차이 머니북 2014-08-26 4788
1985 [2014/08/22] 우리말) 빨간색/빨강색 머니북 2014-08-22 4497
1984 [2014/08/21] 우리말) 헹글헹글하다 머니북 2014-08-21 3536
1983 [2014/08/20] 우리말) 허겁지겁과 헝겁지겁 머니북 2014-08-21 4309
1982 [2014/08/19] 우리말) 깨끗한 우리말 머니북 2014-08-19 3528
1981 [2014/08/18] 우리말) 우리 머니북 2014-08-19 5328
1980 [2014/08/14] 우리말) 교황이 가시는 광화문 머니북 2014-08-14 3668
1979 [2014/08/13] 우리말) 머리숱 머니북 2014-08-13 3585
1978 [2014/08/12] 우리말) 비로소/비로서 머니북 2014-08-12 4153
1977 [2014/08/11] 우리말) "찻잔 속의 태풍"은 바른 말일까? 머니북 2014-08-11 6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