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9] 우리말) 씨양이질

조회 수 4270 추천 수 0 2017.03.30 0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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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네요.

요즘 왜 이리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혼자 일하는 것도 아닌데...

정신없이 일하고 있을 때 누군가 찾아오면 그 틈에 잠시 쉬게 됩니다. 덕분에 좀 쉬는 것이죠.
주로 차 한잔하고 헤어지지만, 가끔은 좀 길게 시간을 끄는 분이 계십니다. 그렇다고 빨리 가시라는 말씀도 못드리고... 그저 맞장구치는 횟수가 좀 주는데, 그걸 눈치를 못채시더군요. ^^*

우리말에 '쌩이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본말은 '씨양이질'입니다.
"한창 바쁠 때에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구는 짓."을 이릅니다.
'계집애가 나물을 캐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김유정, 동백꽃≫'처럼 씁니다.

저는 일을 좀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남들과 이야기하고 시간을 나누는 게 좋습니다.
저에게는 언제든 씨양이질을 하셔도 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들고파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천안함 침몰로 돌아가신 장병 영결식이 있는 날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들과 같이 수원역에 있는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아들 녀석이 예전에 대통령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왔었다고 기억하고 있더군요.

오늘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뭔가 개운하지 않은 미적지근함이 있지만, 
이제는 모든 미련 다 놓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아직 배가 침몰한 원인을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그 원인을 밝혀 돌아가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달랠 수 있게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라 봅니다.

'들고파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을 열심히 공부하거나 연구하다."는 뜻으로, 
국어만 들고파지 말고 수학도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 옛말을 들고파더니 그 방면에 전문가가 다 되었어처럼 씁니다.

가시는 분들을 편하게 보내드렸으니,
이제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들고파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살아있는 사람들의 도리라 여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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