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6] 우리말) 기억과 생각의 차이

조회 수 5841 추천 수 0 2017.06.19 17:33:37

.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기억과 생각의 차이]
‘기억’이란 한자말을 흔히 “초등학교 때 친구가 기억난다.”라든지, “할아버지의 모습은 기억이 잘 안 난다.”와 같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문장들에서는 ‘기억’이란 낱말이 바르게 사용된 것이 아니다. 이때에는 ‘기억’이 아니라 ‘생각’을 써서 “초등학교 때 친구가 생각난다.”, “할아버지의 모습은 생각이 잘 안 난다.”로 고쳐 써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한자말 ‘기억’은 “어떤 일을 마음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이란 뜻이므로 ‘기억하다’라고는 쓸 수 있어도 ‘기억나다’라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앞에서 예를 든 문장에서처럼 “도로 생각해낸다”는 뜻으로는 ‘생각난다’로 해야 문맥이 통하고 어색하지 않다. 곧 어떤 일이나 지식을 머리에 담아두는 일은 ‘기억’이라 하고, 기억된 것을 꺼내는 일은 ‘생각나다’로 구별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열흘쯤 뒤에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7주년이 된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전쟁의 참상이 언뜻언뜻 생각난다.”라 할 수 있고, 우리 모두 이때의 비극을 마음에 간직하여 잊지 말자고 할 때에 “한국전쟁을 기억하자.”고 할 수 있다. 또, 광복절을 맞아 “일제의 잔혹한 만행을 기억한다.”, “일제의 잔혹한 만행이 생각난다.”처럼 구별하여 말하면 된다. “기억이 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들과 같은 말은 바른 표현이 아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문제 답은...]
안녕하세요.

토요일 저녁에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을 봤습니다.
권투 이야기가 나왔는데,
출연자나 자막 모도 '시합'이라고 하네요.
심지어는 출연자가 '경기'라고 했는데도 자막에 '시합'이라고 나오네요.
운동이나 그 밖의 경기 따위에서 서로 재주를 부려 승부를 겨루는 일을 뜻하는 '시합'은 
국립국어원에서 '겨루기'로 다듬었습니다.
아마도 일본어투 말이라서 그랬을 겁니다.

지난주에 낸 문제의 답은 특정회사의 상표이름이 고유명사가 된 것입니다.

1. GPS는 지구 위에서 위치를 결정하는 시스템인데, 미국에서 개발해서 쓰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러시아에서 운용하는 GLONASS, 유럽연합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갈릴레오 위치결정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개발한 GPS를 가장 많이 쓰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지구측위시스템을 GPS라고 합니다.

2. 봉고는 기아자동차에서 만든 승합차의 모델이름인데 이게 워낙 유명하다 보니 봉고라고 하면 승합차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3. 스팸은 햄을 만드는 회사의 상표였는데, 그 회사에서 전단을 마구 뿌린 것에서 유래하여 지금은 쓰레기 편지를 뜻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쓰레기메일'로 다듬었습니다.

4. 호빵은 식품 회사에서 만든 찐빵을 뜻하는 특정상표인데 찐빵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 광학기기 제조회사 이름인 '폴라로이드카메라'가 즉석 사진기를 대표하고 있고,
3M의 상표인 스카치테이프가 셀로판테이프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바리깡, 크레파스, 정종, 지프, 포클레인, 크리넥스, 나일론, 바바리코트, 워크맨, 바셀린, 퐁퐁, 미원 따위도 다 그런겁니다.


5. 답을 맞히신 분 가운데 10분을 골라 주소를 여쭤보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모든 분께 다 선물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다가는 제가 거덜날 것 같아서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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