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1] 우리말) 붇다

조회 수 4058 추천 수 0 2017.07.21 13:30:20

.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붇다 - 성기지 운영위원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이 비가 또 다른 재해를 가져왔다. 중부지방에 내린 큰비는 가뭄을 이겨내며 어렵게 일궈낸 농작물을 휩쓸었고, 농심은 농작물과 함께 떠내려가 버렸다. 또, 계곡물이 넘쳐나며 산간마을 곳곳이 수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를 보도하는 기사를 보면, 비가 많이 와서 계곡물이 많아지는 모습을 “계곡물이 불기 시작했다.”로 나타내는 경우가 가끔 있다. ‘붇다’와 ‘불다’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곡물이 붇다’는 “계곡물이 붇기 시작했다.”로 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체중이 불기 전에” 하는 표현도 “체중이 붇기 전에”로 해야 맞다. 이처럼 부피가 커지거나 분량이 늘어나는 것은, ‘풍선을 불다’라고 할 때의 ‘불다’와는 전혀 다른, ‘붇다’가 기본형이다.

이 ‘붇다’의 ‘ㄷ’ 받침이 ‘ㄹ’로 바뀔 때가 있는데, 그것은 “계곡물이 불어서”라든지 “체중이 불으니”처럼 ‘-어서’, ‘-으니’ 같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 쓰이는 경우이다. 그 외에 “체중이 불면”, “라면이 불면”과 같이 말하는 것들은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체중이 불면”은 “체중이 불으면”으로 고쳐 써야 하고, “라면이 불면”도 “라면이 불으면”으로 써야 한다.

이 ‘붇다’의 쓰임은 ‘싣다’라는 말과 같다. 우리는 누구나 “짐을 실기 시작했다.”가 아니라 “짐을 싣기 시작했다.”로 말하며, “이삿짐을 실면”이 아니라 “이삿짐을 실으면”으로 말하고 있다. ‘붇다’도 이와 같다. “물이 붇기 시작했다.” “체중이 불으면” 들과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게 느껴져야 혼동을 피할 수 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1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단추를 끼다]

안녕하세요.
제가 하는 일이 나라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중요한 일도 아닌데 왜 이리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자리에 앉았습니다. ^^*
벌써 2011년이 보름이나 지나네요.
올해 많은 계획을 세우셨을 텐데, 모두 잘 풀려나가길 빕니다.
흔히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일이 잘 풀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이나 끈 따위를 구멍이나 틈의 한쪽에 넣어 다른 쪽으로 내다는 뜻은 '끼다'가 아니라 '꿰다'입니다.
따라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새로운 과정을 출발하거나 일을 시작하다의 뜻으로 쓰이는 관용어 '첫 단추를 끼우다.'는 그 표현이 한 낱말과 같이 굳어진 것이기에 그대로 쓰셔도 됩니다.(국립국어원)
첫 단추는 잘 끼우건 꿰건 일은 잘 풀리길 빕니다.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843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3871
796 [2012/06/12] 우리말) 낯꽃 머니북 2012-06-12 4710
795 [2007/08/30] 우리말) 알토란 id: moneyplan 2007-08-30 4717
794 [2012/08/13] 우리말)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습니다 머니북 2012-08-13 4717
793 [2007/03/06] 우리말) 도세 시작했으니... id: moneyplan 2007-03-07 4718
792 [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id: moneyplan 2007-07-04 4718
791 [2011/07/1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1-07-15 4718
790 [2011/11/16] 우리말) 빼꼼과 빠끔 머니북 2011-11-16 4719
789 [2015/06/19] 우리말) 주책 머니북 2015-06-22 4719
788 [2012/06/18] 우리말) 미어지다와 메어지다 머니북 2012-06-18 4720
787 [2007/06/28] 우리말) 워크샵과 워크숍 id: moneyplan 2007-06-28 4721
786 [2013/03/12] 우리말) 로마자 표기법 머니북 2013-03-12 4721
785 [2007/11/22] 우리말) 날떠퀴 id: moneyplan 2007-11-22 4722
784 [2011/06/29] 우리말) 든과 던 머니북 2011-06-29 4722
783 [2016/05/12] 우리말) 염두 머니북 2016-05-12 4722
782 [2007/12/24] 우리말) 고요한 밤, 거룩한 밤 id: moneyplan 2007-12-24 4724
781 [2009/06/02] 우리말) 죽음과 서거 id: moneyplan 2009-06-02 4727
780 [2011/09/20] 우리말) 떨어뜨리다와 떨구다 머니북 2011-09-20 4727
779 [2013/09/05] 우리말) 부딪치다/부딪히다 머니북 2013-09-05 4727
778 [2014/05/21] 우리말) 잊혀진 -> 잊힌 머니북 2014-05-21 4727
777 [2007/10/07] 우리말)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id: moneyplan 2007-10-08 4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