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9] 우리말) 사열

조회 수 6020 추천 수 0 2017.11.10 14:33:54

.

안녕하세요.

오늘도 황사가 있네요. 건강 잘 챙깁시다. ^^*

아침을 들면서 뉴스를 듣는데 몇 가지 귀에 거슬리는 게 있네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68857
우리 시간 어젯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전용기에서 내려 의장대 사열을 받습니다.
>> '사열'은 "부대의 훈련 정도, 사기 따위를 열병과 분열을 통하여 살피는 일."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이지, 의장대의 사열을 받는 게 아닙니다.
기사를 좀 삐딱하게 보면 인도네시아 의장대가 우리나라 대통령의 사기를 살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해결 공조 방안과...
>> 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대통령이 만나 토의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검토하고 협의하는 토의는 갖는 게 아니라 하는 것이고,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회의는 여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상회담도 갖는 게 아니라 열거나 하는 것입니다.
'정상회담을 하고' 또는 '정상회담을 열고'로 써야 합니다.


경색된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 계기'를' 마련하거나, 계기가 마련'되거나'...

KBS는 공영방송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나라꽃 무궁화]
안녕하세요.

강원도에는 어제 눈이 내렸다고 하네요. 말 그대로 봄을 시샘하는 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
어제저녁 KBS 9시 뉴스에서 '불임'에 대한 뉴스가 나왔습니다.
2011년 3월부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 '난임'이 올라갔습니다. 
'불임'은 아무리 노력해도 임신을 할 수 없는 것이고,
'난임'은 어렵긴 하지만 임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불임'이라 쓰지 않고 '난임'이라 씁니다. 
그런데 왜 KBS에서는 '난임'이라고 하지 않고 '불임'을 고집하면서 난임 부부의 가슴을 후벼 팔까요. 
더군다나 애 낳기를 권장하는 그런 뉴스에서 애를 낳을 수 없는 '불임'이라고 하면 앞뒤가 안 맞죠.
앞으로는 방송에서도 '난임'을 많이 듣기를 빕니다.
우리고 우리부터 '난임'이라는 낱말을 써서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줍시다.
난임 부부들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단법인 아가야라는 단체의 누리집이 있습니다.
http://www.agaya.org 이고, 이번 주 금요일에 서울시 구로구 구도동으로 이사한다고 하네요.


2.
어제 댓글 하나를 받았습니다.
며칠 전에 벚꽃 이야기에서, 제가 대충 아는 내용이라면서 '우리나라 꽃이 무궁화라는 것은 대통령령으로 나와있지만...'이라고 했는데,
그 대통령령을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실은 저도 꼼꼼히 알아보지 않고 '대충 아는 내용'이라면서 보냈는데
그게 잘못되었네요.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라는 법률적 근거는 없다고 합니다.
현행 국가상징에 관한 법령으로는 대한민국국기법, 국새규정, 나라문장규정 등이 있지만,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별도의 성문법적 근거는 없고 단지 관행적으로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지난 2008년 심대평 의원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는데 그 결과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제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편지에 써서 죄송하고,
무궁화가 나라꽃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고 가슴이 아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61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0246
2276 [2006/09/21] 우리말) 염치불구하고... id: moneyplan 2006-09-21 6307
2275 [2013/03/22] 우리말) 약 머니북 2013-03-25 6306
2274 [2010/09/16] 우리말) 또, 문제를 냈습니다 moneybook 2010-09-16 6303
2273 [2010/07/05] 우리말) 무척 덥다 moneybook 2010-07-05 6302
2272 [2006/10/22] 우리말) 심간 편하세요? id: moneyplan 2006-10-23 6299
2271 [2006/10/11] 우리말) 배추 뿌리, 배추꼬랑이 id: moneyplan 2006-10-11 6294
2270 [2010/03/08] 우리말) sunglass는 선글라스 id: moneyplan 2010-03-08 6292
2269 [2006/12/14] 우리말) 어제는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id: moneyplan 2006-12-14 6290
2268 [2006/12/03] 우리말) 선친 잘 계시냐? id: moneyplan 2006-12-04 6289
2267 [2012/03/12] 우리말) 꽃샘과 잎샘 머니북 2012-03-12 6288
2266 [2014/08/18] 우리말) 우리 머니북 2014-08-19 6285
2265 [2017/11/20] 우리말) 롱 패딩 머니북 2017-11-20 6281
2264 [2015/07/02] 우리말) 줄행랑 머니북 2015-07-02 6280
2263 [2010/11/25] 우리말) 새다와 새우다 moneybook 2010-11-25 6278
2262 [2006/10/04] 우리말) 즐거운 추석 되세요. -> 아니요. 싫은데요. id: moneyplan 2006-10-08 6277
2261 [2006/09/16] 우리말) 어머니 글을 또 보내드립니다 id: moneyplan 2006-09-18 6277
2260 [2015/07/03] 우리말) 조촐한 자리 머니북 2015-07-03 6275
2259 [2014/07/21] 우리말) 누가 '전기세'를 걷나? 머니북 2014-07-21 6275
2258 [2006/09/22] 우리말) 햇땅콩이 아니라 해땅콩입니다 id: moneyplan 2006-09-22 6274
2257 [2010/11/18] 우리말) 마루 moneybook 2010-11-18 6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