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4] 우리말) 엄중과 엄정

조회 수 5825 추천 수 0 2017.11.24 09:42:04

.

안녕하세요.

어제 전주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함박눈이 멋지게 내렸습니다. ^^*

1. 어제 수능시험이 있었습니다.
오늘 자 신문에 보니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되었다.'처럼 '난이도'를 제대로 쓴 기사도 있지만,
'20,21,29,30외27번 문항 난이도 높아'처럼 '난이도'를 잘못 쓴 기사도 있네요.
http://www.ajunews.com/view/20171123170100109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라는 뜻으로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교육하다/시험 문제의 난이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처럼 씁니다.
곧, 난이도가 어렵거나 쉬울 수는 없습니다.

2. 며칠 전에 세월호에서 미수습자 뼈가 나왔는데 해수부 담당자가 제때 밝히지 않아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께서 "유골 은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정부는 최단시간 안에 진실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 문책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71123008800038/?did=1947m

해양수산부 장관께서도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셨습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927586&code=61111311&cp=du

오늘도 정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저 '엄중'과 '엄정'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엄중(嚴重)'은 
주로 이름씨 앞에 쓰여 "몹시 엄함"이라는 뜻입니다.
'엄중 경계, 엄중 단속, 엄중 시달, 엄중 처벌' 처럼 씁니다.

'엄정(嚴正)'은
"엄격하고 바름", "날카롭고 공정함"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경례 엄정, 심사가 엄정하다, 엄정한 중립' 처럼 씁니다.

그냥 이렇게만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달뜨다와 주니]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릴 것 같더니 생각보다 많이 오지는 않았나 봅니다.
지난 월요일 오후에 아들과 같이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아침마다 손잡고 같이 일터에 나오기는 하지만,
둘이서 고향에 가는 기분은 또 다르더군요.

이 녀석은 가기 전부터 들떠 있었는데,
다섯 시간 동안 안전벨트에 묶여 있으니 주니가 나서 몹시 힘들어했습니다.
좀 안쓰러웠습니다. ^^*

1.
"마음이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아니하고 조금 흥분되다."는 뜻의 움직씨(동사)가 '들뜨다'입니다.
이 '들뜨다'와 뜻이 같은 게 '달뜨다'입니다.
들뜨다나 달뜨다나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떠서 조금 흥분된 상태를 뜻합니다.

2.
'주니'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몹시 지루함을 느끼는 싫증."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이제 이 일은 주니가 나서 못하겠다처럼 씁니다.
"두렵거나 확고한 자신이 없어서 내키지 아니하는 마음."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고속 도로에 차들이 달리는 것을 보고 주니가 나는지 쉽게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처럼 씁니다.

두 낱말을 넣어서 월을 만들어 보면,
아들 녀석이
아빠와 같이 할머니 뵈러 간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달떠 있더니,
안전벨트에 묶여 있다보니 주니가 나서 힘들어했습니다.

기분이 좋고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자주 웃으면 기분이 좋고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16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717
176 [2006/12/04] 우리말) 간지럽히다가 아니라 간질이다 id: moneyplan 2006-12-04 5766
175 [2012/10/04] 우리말) 밀리는 길과 막히는 길 머니북 2012-10-04 5766
174 [2013/02/18] 우리말) 간지나다 머니북 2013-02-18 5767
173 [2006/11/18] 우리말) 구좌가 아니라 계좌/통장 id: moneyplan 2006-11-20 5789
172 [2017/06/16] 우리말) 기억과 생각의 차이 머니북 2017-06-19 5790
171 [2011/05/09] 우리말) 매다와 메다 moneybook 2011-05-09 5798
170 [2007/10/09] 우리말) 어린것이 깜찍스럽다는 뜻의 낱말은? id: moneyplan 2007-10-09 5808
169 [2008/01/29] 우리말) 부치다와 붙이다 id: moneyplan 2008-01-29 5813
168 [2017/11/10] 우리말) 곡우와 우전 머니북 2017-11-10 5818
167 [2006/12/11] 우리말) 벼리를 잘 잡아야합니다 id: moneyplan 2006-12-11 5821
» [2017/11/24] 우리말) 엄중과 엄정 머니북 2017-11-24 5825
165 [2006/10/13] 우리말) 알타리김치,총각김치,홀아비김치 id: moneyplan 2006-10-14 5828
164 [2014/10/22] 우리말) 좀이 슬다 머니북 2014-10-23 5830
163 [2006/11/23] 우리말) 머지않아 연말입니다 id: moneyplan 2006-11-23 5836
162 [2011/07/13] 우리말) 대머리/민머리/맨머리 머니북 2011-07-13 5840
161 [2006/10/21] 우리말) 고육지책 id: moneyplan 2006-10-23 5842
160 [2017/11/02] 우리말) 차담회 머니북 2017-11-06 5843
159 [2006/11/10] 우리말) '데' 띄어쓰기 id: moneyplan 2006-11-10 5864
158 [2012/03/23] 우리말) 곤달걀 머니북 2012-03-23 5886
157 [2017/05/18] 우리말) 해찰하다/헤찰하다 머니북 2017-05-18 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