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0] 우리말) 곡우와 우전

조회 수 6410 추천 수 0 2017.11.10 14:34:22

.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합니다.

아래는 지난 2011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곡우와 우전]
안녕하세요.

오늘이 절기로 '곡우'네요.
24절기가 농업과 관련이 많기는 하지만 특히나 곡우는 더 관련이 많습니다.

일단 곡우는 봄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곡우는 백곡을 기름지게 하는 비가 내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볍씨를 담그니, 이때부터 농사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부터 조상님들은 
곡우에 부부가 잠자리를 같이 하면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는다고 믿어 잠자리도 같이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오늘은
곡우와 관련된 녹차 이야기를 해 볼게요.
(사실 우리가 요즘 먹는 녹차는 대부분 일본식이라고 합니다.)

녹차 종류에는 우전, 세작, 작설, 중로 따위가 있는데요.
그 이름마다 다 뜻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품질의 녹차가 우전인데,
이 우전은,
곡우 전에 딴 아주 어린 찻잎 순으로 만든 차를 말합니다.
지금쯤 찻잎을 따서 녹차를 만들면 그게 바로 '우전'입니다. 

'세작'은,
가늘 세(細) 자와 참새 작(雀) 자를 써서,
곡우에서 입하쯤에 가늘고 고운 차나무 순과 펴진 잎을 따서 만든 차를 말합니다.

'중작'은,
입하 이후 잎이 좀더 자란 후 펴진 잎을 따서 만든 차를 말하며,
'대작'은 한여름에 생산하는 차를 말합니다.

작설차 많이 들어보셨죠? 이것도 녹차인데요.
작설차는 찻잎이 참새(雀)의 혀(舌)를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입니다.

죽로는 대나무의 이슬을 먹고 자란 차라는 뜻이고,
감로는 달 감(甘) 자와 이슬 로(露) 자를 써서,
첫 이슬이 내릴 때 딴 순으로 만든 차를 말합니다.

이 밖에도,
찻잎 모양이 매의 발톱과 닮았다고 해서 응조차,
찻잎 모양이 보리를 닮았다고 해서 맥과차라고 합니다.

끝으로, 
차 색깔이 까마귀(烏)처럼 검고, 찻잎 모양이 용모양(龍)으로 굽어졌다고 해서 오룡차입니다.

차 이름을 알고,
차를 마시면 그 차 맛이 훨씬 좋겠죠? 

저도 지금 녹차를 마시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오룡차(烏龍茶)'는 중국식 발음에 따라 '우롱차'라고 하고 사전에도 '우롱차'가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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