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북(구 머니플랜)과 함께한 세월도 벌써 7년이 훌쩍 지났군요. 그동안 쌓인 데이터량도 이제 제법 커져서 머니북이 시작하는 시간도 꽤 걸리곤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에 내가 어디에 얼만큼 소비했는지를 적어 놓는 것만으로도 제 생활상이 고스란이 담겨 있는 머니북은 제게 일종의 자서전과도 같습니다. 무심코 지출되는 소소한 지출부터 미리부터 계획하고 고민하고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한 끝에 큰 마음을 먹고 나서야 결정할 수 있었던 중요한 항목까지. 하나 하나 되돌아 보면 지나간 날을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또 항목별로 통계를 내어서 보면, 소중한 나의 소득이 어디에 얼마나 지출되고 있는지 내 소비생활이 건전한 것인지 자산이 얼마나 늘고 있는지 앞으로 닥칠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대처할 수 있게 되었으니, 머니북은 제 경제생활의 지침서로써 그 역할을 독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계부 적는 일을 규칙적으로 하다 보면 참 재미가 있습니다. 그게 지나쳐서 때로는 돈에 집착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럴 때에는 며칠동안 가계부를 손에서 놓고 정말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할 때입니다. 머니북은 내 가치관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가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이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었지만, 가계부 작성은 여전히 남편인 저의 몫이 되었습니다. 월말이 되면 한달 동안의 내역을 같이 확인해 보면서, 검소한 생활을 다짐하고, 서로를 위한 지출 계획도 세우고, 한달동안의 수고를 격려하며 우리 부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부부사이에도 돈과 관련된 이야기는 어려운 것이지만, 머니북 때문에 오히려 즐거운 일이 된 것이지요. 머니북을 통해 서로 신뢰와 사랑이 더 커진다면 너무 과장된 이야기 일까요?
이렇게 저에게 머니북은 제 작은 역사이자 지침서이며 친구이기도 하고 또 사랑의 묘약이 되기도 합니다. 머니북 가족 여러분! 2012년 한 해 행복하게 마무리 하시고, 내년에도 더욱 넉넉한 마음으로 늘 건승하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