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5] 우리말) 황당/당황/깜짝 놀라다

조회 수 5911 추천 수 104 2007.01.05 10:12:37
안녕하세요.

어제는 어전에 잠깐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차가 끼어들어서 식겁한 적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쪽저쪽으로 칼질하듯 나대고 다니더군요.
세상을 바삐 살면 저승길도 빨리 간다는데......

오늘은 식겁이야기를 좀 할게요.
흔히,
놀라거나 다급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당황한다고 하고,
무슨 일을 당하여 정신이 헷갈리거나 생각이 막혀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황당하다고 합니다.
당황과 황당 모두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써도 되는 말이죠.

다만,
'황당'은 국립국어원에서 '당황'으로 다듬어 놨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당황이나 황당이나 그게 그건데......

바로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식겁하다'입니다.
식겁은 食怯이라고 쓰는 한자말이긴 하지만,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이라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깜짝 놀라다'로 바꿔쓸 수 있는 말이죠.
당황이나 황당보다는 나은 말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몰라서 여쭤봅니다.
당황이나 황당에 비길 좋은 우리말 없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자기 순서나 자리가 아닌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다."는 뜻의 낱말은
'끼여들다'가 아니라 '끼어들다'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손에 장을 지지다]

요즘 송년회한다는 연락이 무척 많이 오네요.
올해는 갈 모임과 가지 않을 모임을 좀 가려 3일에 한 번씩만 송년회에 가겠다고 했더니,
이 말을 들은 제 친구가 코웃음을 치면서 하는 말이,
저처럼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사람이,
진짜로 3일에 한 번씩만 송년회에 간다면 자기 손에 장을 지지겠다네요.
그 친구 손에 장 지지는 꼴을 좀 보도록 올해는 송년회 참석 횟수를 좀 줄여볼까 합니다.

흔히,
어떤 사실이나 사건 따위를 전혀 믿을 수가 없을 때,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하죠?
그게 무슨 말이죠?

간장을 끓여서 푹푹 끓는 간장 물에 손을 담근다는 말인가요?
아니면, 뜨거운 곳에 손을 지진다는 말일까요?

MBC 우리말 나들이에서는,
‘장을 지지다’에 나오는 ‘장’은 손바닥 장(掌) 자로 손바닥을 가리키고,
‘지지다’는 말 그대로 불에 지지는 것이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손에 장을 지진다’는 표현은 ‘손에 손바닥을 지진다’는 말이 되어버리므로,
그냥 ‘장을 지진다’라고 써야 한다고 합니다.

한국어학회에서는,
손이나 발에 뜸을 뜰 때, 만드는 ‘장’을 뜸장이라고 하는데,
‘장을 지지다’는 ‘손가락에 장을 지지다’와 같이 표현되는바,
‘손가락을 (뜸)장으로 지지다’나 ‘손가락에 (뜸)장을 지지다’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 ‘손톱에 장을 지지겠다.’,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가 관용 표현으로 올라 있기는 합니다만,
여기에 쓰인 ‘장’의 어원에 대해서는 저희도 확실하게 아는 바가 없어 답변을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라고 합니다.

저도 어디 말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송년회 참석을 줄여서,
제 친구가 손에 장을 지질 때 어떻게 하는지 보고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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