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04] 우리말) 사전을 찾아보다

조회 수 3984 추천 수 50 2007.12.04 10:16:21
따라서,
어떤 낱말의 뜻을 알고자 할 때,
사전을 찾아본다고 해도 되고, 사전을 뒤져본다고 해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잠겼네요. 감기 때문인지 노래방에서 악을 써서 그런지... ^^*

어제 편지에서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보거나 뒤져보면 다 나온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찾아보다를 알아볼게요.

"현재 주변에 없는 것을 얻거나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저기를 뒤지거나 살피다."는 뜻의 낱말이 '찾다'입니다.
여기에 '보다'가 붙어 '찾아보다'가 되면,
"어떤 대상과 관련된 곳으로 가서(찾아가서) 그것을 만나다(보다)."는 뜻이 됩니다.

그럼 어제 편지에 쓴
'엘레지 뜻이 궁금하면 사전을 찾아보세요.'라는 게 말이 되나요?
'사전을 찾아보라'라고 하면,
사전이 책상 위에 있는지 가방 속에 있는지를 알아보는 게 사전을 찾아보는 게 아닌가요? ^^*

실은,
어떤 낱말의 뜻을 알고자 사전에서 그 낱말을 찾아보는 것은,
뒤진다고 하는 게 맞습니다.
"무엇을 찾으려고 샅샅이 들추거나 헤치다."는 뜻의 낱말이 '뒤지다'로
가방을 뒤지다, 형사들이 집 안을 샅샅이 뒤지다, 동네방네를 이 잡듯이 뒤지다처럼 씁니다.
그러니 사전을 펼쳐 들고 어떤 낱말을 찾아보는 것은 '뒤지다'를 쓰는 게 바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어떤 낱말의 뜻을 알고자 할 때,
사전을 뒤진다고 하지 않고 사전을 찾는다고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전을 찾는 것은 사전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지 사전 속에서 어떤 낱말을 찾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런 것을 받아들여,
국립국어원에서 1998년에 사전을 만들면서
'찾아보다'에
"원하는 정보를 구하거나 알기 위하여 대상물을 검토하거나 조사하다."는 뜻을 더했습니다.
보기로 '이 낱말의 뜻을 알고 싶으면 사전을 찾아보아라.'는 월도 넣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낱말의 뜻을 알고자 할 때,
사전을 찾아본다고 해도 되고, 사전을 뒤져본다고 해도 됩니다.

고민하지 마시고 그냥 맘 편하게 쓰시면 됩니다. ^^*

실은 그런 고민을 해보지 않으셨다고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복걸복이야!]

날씨가 워낙 좋아서
사무실에만 앉아있자니
입도 심심하고...
따분하기도하고...
그래서 방금 사무실 직원들과 사다리를 탔습니다.

사다리 타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
“야, 어차피 복걸복이야, 아무거나 찍어!”

그렇죠.
계산하고 찍을 수야 없으니까...

그러데 여기서 복걸복이 틀렸습니다.
복걸복이 아니라,
福不福 입니다.

운이 좋거나 좋지 않음을 이를 때 쓰는 한자말이죠.
이 ‘복불복’을
‘복걸복’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거죠.

오늘 네 명이 함께,
0, 1천 원, 2천 원, 3천 원을 걸고 사다리를 탔는데,
역시나 제가 3천 원짜리에 걸렸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무척 행복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35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9045
1416 [2013/11/11] 우리말) 영상 머니북 2013-11-11 4000
1415 [2008/07/08] 우리말) 모찌와 찹쌀떡 id: moneyplan 2008-07-08 4000
1414 [2014/01/17] 우리말) 메모와 적바림 머니북 2014-01-17 3999
1413 [2007/05/23] 우리말) 자린고비 id: moneyplan 2007-05-23 3999
1412 [2012/04/09] 우리말) 낼모레 머니북 2012-04-09 3998
1411 [2007/04/25] 우리말) 잘과 잘못 id: moneyplan 2007-04-25 3997
1410 [2017/08/14] 우리말) 갑질에 대한 짧은 생각2 머니북 2017-08-16 3996
1409 [2012/11/20] 우리말)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머니북 2012-11-20 3996
1408 [2008/10/09] 우리말) 한글날 기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09 3996
1407 [2015/11/19] 우리말) 괘꽝스럽다 머니북 2015-11-23 3995
1406 [2008/02/21] 우리말) 농촌진흥청이 감치도록 야젓하게 일할 겁니다 id: moneyplan 2008-02-21 3995
1405 [2017/09/20] 우리말) 땡깡(2) 머니북 2017-09-21 3994
1404 [2011/04/12] 우리말) 예부터 moneybook 2011-04-12 3994
1403 [2007/10/04] 우리말) 사열했다와 사열 받다 id: moneyplan 2007-10-05 3993
1402 [2013/01/29] 우리말) 왔다리갔다리 머니북 2013-01-29 3992
1401 [2007/07/25] 우리말) 공멸은 피해야 합니다 id: moneyplan 2007-07-25 3991
1400 [2012/08/22] 우리말) 어슴푸레/아슴푸레 머니북 2012-08-22 3989
1399 [2011/05/27] 우리말) 한걸음 moneybook 2011-05-27 3989
1398 [2008/12/11] 우리말) 밥맛없다와 밥맛 없다 id: moneyplan 2008-12-11 3989
1397 [2007/07/30] 우리말) 담백한 게 아니라 깔끔한 것 입니다 id: moneyplan 2007-07-31 3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