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7] 우리말) 강추위

조회 수 5527 추천 수 134 2010.01.07 11:06:17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베프(베스트 프렌드)라는 말을 많이 쓰죠.

베프보다 몸알리, 참 좋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무척 춥네요
.
강추위, 맹추위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

오늘 날씨에 딱 맞는 편지가 있어 붙입니다
.
2
년 전에 보낸 거네요
. ^^*



[
강추위
]

안녕하세요
.

오늘 무척 춥다고 합니다. 옷 잘 입고 오셨죠
?
이런 추위를 '강추위'라고 합니다
.

오늘은 강추위를 좀 볼게요
.

앞가지(접두사) 강은 날씨와 같이 쓰면 '호된, 심한'의 뜻입니다. 강추위, 강더위 따위죠
.
'
'

강울음, 강호령처럼 '억지스러운'의 뜻을 더하기도 하고,
다른 것이 섞이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쓰여 강조밥, 강된장, 강굴, 강풀처럼도 씁니다
.
'
'이 마르고 물기가 없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강기침,  강서리, 강모처럼 씁니다
.

중요한 것은 '강추위'의 뜻입니다
.
강추위는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라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
바로 오늘 같은 날씨죠
.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1988년에 사전을 만들면서

순 우리말 '강추위' 아래 '강추위(--)'를 넣고

그 뜻을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라고 풀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이것을 '사전'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표준'국어''사전이라고 합니다
.
그럼 도대체 강추위에는 눈이 오는 겁니까 안 오는 겁니까
?

여러분, 이 문제 한번 풀어보실래요
?
문제 : 아래 문장에서 바른 것은
?
1.
강추위에는 눈이 내린다
.
2.
강추위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
어떤 게 맞죠
?

많은 분이 우리말이 어렵다고 합니다. 헷갈린다고 합니다
.
그게 다 까닭이 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본데없는 사람
]

아침부터 농담 한마디 할게요
.
며칠 전에 수능 시험 점수가 나왔습니다
.
이번 수능에서 시험을 제일 잘 본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

바로 엄마 친구의 아들과 딸이 시험을 가장 잘 봤다고 하네요
. ^^*

오늘은 어제 만난 사람 이야기 좀 할게요
.
그 사람은 시쳇말로 참 버르장머리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
낫살깨나 드신 분이었는데 여기저기 치받고 다니는 꼴이 영 보기 싫더군요
.
저와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다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
세상을 혼자 사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바로 그런 사람을 본데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

보고 배운 것이 없거나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는 사람을 두고

본때없다거나 본대없다고 하는데,
이 말은 '본데없다'가 바릅니다
.

[
본데업따]고 발음하고

본데없어, 본데없으니, 본데없고, 본데없는처럼 활용합니다.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 본데없는 놈 같으니라고처럼 씁니다
.

남만을 위해서 사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남도 보면서 살아야 하는데,
왜 자기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사람이 죽어서 입는 옷인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때는 빈손으로 돌아갈텐데
...

제가 말은 이렇게 해도 실은 저도 남에게 본데없다는 소릴 듣는지도 모릅니다
.
오늘 하루만이라도 남도 좀 보면서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

보태기
)
본때는

본데없다의 본데와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
본보기가 될 만한 사물의 됨됨이나 모양새'라는 뜻입니다
.

답장
)
오늘 보내주신 편지에 덧붙입니다
.
'
본데없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천고의 이치입니다
.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우리 겨레는 예부터 이웃과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풍습을 가졌습니다
.
특히 세밑의 '담치기', 정월초이렛날의 '이레놀음', 입춘날의 '적선공덕행'들의 세시풍속과

'
고수레', '두레', '김장' 그리고 여러가지 의식주 풍습이 그렇습니다
.
그런 삶을 살지 않는다면 배달겨레라고 할 수  없겠죠
.
우리 토박이말에 '솔개그늘'이라고 있습니다
.
뜨거운 한 여름 , 솔개가 지나가다 드리운 작은 그늘이라도

땀흘려 일하는 농부에겐 정말 고마운 것입니다
.
우리는 주위에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뭐 거창하게 이웃돕기 이런 건 못하더라도

남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한다면 그것이 바로 솔개그늘을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
올 세밑은 우리 모두 이런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는 삶이었으면 합니다
.
잔소리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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