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2] 우리말) 뭘로와 뭐로

조회 수 6600 추천 수 9 2011.03.22 09:18:11
어쨌든 '뭘로'는 '뭐로'가 맞습니다. ^^*


안녕하세요.

다시 꽃샘추위가 온다고 합니다.
늘 건강 조심하시길 빕니다.

어르신께는 죄송하지만, 요즘 들어 저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예전에는 소주 한 병 마시고 들어가면 아내가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 모를 정도였는데,
요즘은 한 병 마시면 취하고 다음날 일어나기도 힘듭니다.
예수남은 분이 그런다면 이해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술 깨려면 오늘은 뭐로 해장해야 좋을까요? ^^*

말 나온 김에 '뭐로'와 '뭘로'를 갈라보겠습니다.
쉽습니다. '뭘'는 '무엇을'의 줄임말입니다. 따라서 '뭘' 자리에 '무엇을'을 넣어서 말이 되면 바른 겁니다.
오늘은 뭐로 해장해야 좋을까요?에서 '뭐로'자리에 '뭘로'가 오면 틀립니다.
'뭘로'는 '무엇을로'라는 말이 되어버리잖아요.
'뭐로'를 써야 '무엇으로 해장을 해야...'라는 바른말이 됩니다.

어쨌든 '뭘로'는 '뭐로'가 맞습니다. ^^*

뭐로 해장하면 좋은지 추천 좀 해주실래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안성마춤 배?]

요즘은 참 바쁘네요.
오전부터 논에 나가 일하다 보니 편지가 좀 늦었습니다.

어제는 주말에 놀러갔다가 늦게야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자정이 넘어 안성휴게소에 들렀는데요.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제가 잠이 와서 글을 잘못 읽었는가보다고 눈을 비비고 다시 읽어도 마찬가지데요.
“안성맞춤의 도시 안성! 안성마춤 농산물!”
이게 무슨 말인가,
‘마춤’이라니...
대형 간판 앞에 가서 작은 글씨를 읽어보니 더 가관이더군요.
안성마춤 배, 안성마춤 쌀, 안성마춤 포도...

세상에...
안성시 직원들은 모두 맞춤법을 모르나 봅니다.
‘마춤’이라뇨.

1988년,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에는
‘마춤’과 ‘맞춤’을 구별해서 썼습니다만,
지금은 ‘맞춤’으로 통일했습니다.
우리 한글에 ‘마춤’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마춤법’이 아니라 ‘맞춤법’입니다.

‘안성맞춤’이건,
‘안성마춤 배’건,
모두 ‘맞춤’으로 써야 합니다.

맞춤법이 바뀐 지 언젠데, 아직도 ‘마춤’을 쓰시는지...
제 생각에, 안성시가 안성의 특산물을 ‘안성마춤’이란 상표로 등록해 사용하기 때문에 아직도 ‘마춤’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냥 상표로 끝날일이 아닙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학교 시험지에 ‘안성마춤’이라고 쓰면 안성시에서 책임질 것인가요?

모메존(몸에 좋은), 누네띠네(눈에 띄네), 으뜨미야(으뜸이야) 따위도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짓을 막을 수 있을지...

어떤 분은 그러시데요.
맞춤법이 하도 자주 바뀌니까 외우기 힘들다고...
저는 그런 말 하시는 분을 다시 한 번 더 쳐다봅니다.

광복 후, 우리말 맞춤법이 바뀐 해는
1988년과 1955년인가 밖에 없습니다.
딱 두 번 바뀌었는데, 그게 너무 자주 바뀌어서 외우기 힘들다고요?
1950년 이전에 태어나신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그런대로 이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이후에 태어나신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되죠...

안성시는,
‘안성맞춤’으로 상표등록을 다시 하거나,
이미 등록된 상표라면,
그 상표를 가진 사람에게서 상표권을 사거나...
어쨌든,
‘안성마춤 농산물’은,
‘안성맞춤 농산물’로 써야 합니다.

오늘 호랑이 장가가네요.
햇살이 내리쬐면서 비가오고...

오늘도 많이 웃는 행복한 하루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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