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복지리 >> 복맑은탕/복싱건탕]
어제는 두 탕을 뛰었습니다.
과 송년회에서는 돼지고기로 속을 좀 채운 뒤,
친구들 모임은 복집으로...
오늘은 복집 이야깁니다.
대부분의 복집에서 두 가지 국을 팝니다.
하나는 매운탕이고 다른 하나는 지리...
‘매운탕’은 보나마나,
복에 채소, 두부 따위와 갖은 양념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 찌개일 것이고,
‘지리’는?
고추장을 풀지 않고 맑은 장국에 복을 넣고 끓인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지리’는 일본어 ちり입니다. 하루빨리 없애야할 일본말이죠.
이 ‘지리’를 대신할 우리말로,
어떤 책은 ‘백숙’을 추천합니다.
양념하지 않은 채로, 곧, 고기 색이
하얀 채로 익혔다는 뜻이겠죠.
여기에 따르면 ‘복지리’ ‘복백숙’이 되겠네요.
어쩐지 좀 어색하죠?
한글학회는,
‘지리’는 매운탕과 상대되는 것이므로
‘맑은탕’이나 ‘싱건탕’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합니다.
‘복지리’는 ‘복맑은탕’이나 ‘복싱건탕’이 되는거죠.
지금은 좀 어색하지만,
‘닭도리탕’이 ‘닭볶음탕’으로 고쳐졌듯이,
‘복지리’도 곧 ‘복맑은탕’이나 ‘복싱건탕’으로 자리잡을 겁니다.
어제 복을 먹어서 그런지
오늘은 속이 좀 편하네요.
보태기)
편지를 읽으시면서,
‘어제는 두 탕을 뛰었습니다.’에서 좀 걸리지 않으셨나요?
‘탕’은 속어가 아닙니다.
사전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무엇을 실어 나르거나 일정한 곳까지 다녀오는 횟수를 세는 단위.
원주에서 서울까지 하루 두 탕 왕복했다./쓰레기를 세 탕이나 실어 날랐다처럼 씁니다.
2. 어떤 일을 하는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두 탕이나 뛰다처럼 씁니다.
‘탕’은 속어나 사투리가 아닙니다.
좋은 우리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