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4] 우리말) 잊힌과 잊혀진

조회 수 5176 추천 수 0 2013.01.24 10:34:29

'잊혀진'은 '잊히다'에 '-어지다'가 합쳐진 꼴이므로 현대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잊힌'이 바릅니다. '대중에게 잊힌 느낌'이라고 써야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몸이 으슬으슬한 게 아무래도 감기님께서 오시려나 봅니다.
몇 년 감기님을 뵙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제가 보고싶으셨나 보네요.
오전에 병원에 다녀와야겠습니다.

1. 
어제저녁 9:39쯤에 SBS에서 연예인 권상우 씨 이야기를 하면서 '대중에게 잊혀진 느낌'이라고 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잊다'이고,
그 피동형이 '잊히다'입니다. 근데 그걸 다시 피동화한 게 '잊혀지다'입니다. 
이중피동이죠.

피동은 주어가 직접 움직이는 능동에 대립하는 것입니다.
이중피동은 피동형 동사에 '-어지다'형태의 피동표현을 한 번 더 쓰면서 중복된 피동표현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잊혀진'은 '잊히다'에 '-어지다'가 합쳐진 꼴이므로 현대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잊힌'이 바릅니다.
'대중에게 잊힌 느낌'이라고 써야 맞습니다.

2.
어젯밤 11:19에 JTBC에서 '부부 금슬'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琴瑟이 거문고와 비파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쓰일 때는 '금슬'이지만,
부부간의 사랑을 뜻할 때는 '금실'이라 써야 바릅니다.
저는 부부 금실이 좋아 애를 셋 뒀습니다. ^^*

3.
오늘 아침 6:29에 KBS뉴스에서 앵커가 '오늘 많이 춥다'고 했습니다.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오늘 꽤 춥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입으시길 빕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영어에서 '지금'이라는 낱말과 '선물'이라는 낱말이 같다고 합니다.
present죠.
오늘을 온 힘을 다 해서 사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래 영문이 무슨 뜻인지 아시죠?
Yesterday is a history, tomorrow is a mistery, today is a gift, that's the why we call it present.
누가 멋지게 해석 좀 해주실래요?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추석과 중추절]

안녕하세요.

다음 주는 한가위입니다. 
오늘까지만 일터에 나오고 내일 새벽에 고향으로 갑니다. ^^*
우리 겨레의 3대 명절은 설, 단오, 한가위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가위'가 가장 큰 명절이죠.
오죽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할까요.

추석, 한가위, 중추절, 가배절 따위로 부르는 팔월 보름.
오늘은 한가위의 뿌리를 볼게요.
뭐 깊게 생각할 것도 말 것도 없습니다.
"크다"라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진 낱말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분은
'가위'는 '가배'에서 온 말이라고도 합니다.
'가ㅂ.(아래아)ㅣ'가 '가외'로 되고 다시 '가위'로 바뀐 거죠.
'가위'는 신라 때의 길쌈놀이(베 짜기)인 '가배(嘉俳)'에서 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표준국어사전에 '가위'를 "추석"으로 풀어놨습니다.

'중추절'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仲秋), 종추(終秋)로 나눈 데 그 뿌리가 있습니다.

'추석'은
예기의 조춘일 추석월(朝春日 秋夕月)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과
중국의 중추, 추중, 칠석, 월석 가운데에 
'중추'의 '추(秋)'와 '월석'의 '석(夕)'을 따서 '추석(秋夕)이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게 맞는 건지는 모르지만,
누가 뭐래도 한가위라면 마음부터 푸짐해집니다.

고향 잘 다녀오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15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827
1416 [2013/03/27] 우리말) 독도에 '한국 땅' 새긴다 머니북 2013-03-27 5430
1415 [2017/06/05] 우리말) 답 그리고 정답 머니북 2017-06-05 5429
1414 [2013/07/22] 우리말) 노느다와 나누다 머니북 2013-07-22 5429
1413 [2007/11/29] 우리말) 노털과 노틀 id: moneyplan 2007-11-29 5429
1412 [2015/08/21] 우리말) 쫀쫀한 사람이 필요해! 머니북 2015-08-24 5427
1411 [2007/07/06] 우리말) 뒷다마와 뒷담화 id: moneyplan 2007-07-06 5426
1410 [2009/04/21] 우리말) 밥힘과 밥심 id: moneyplan 2009-04-24 5423
1409 [2008/09/23] 우리말) 일몰보다는 해넘이가... id: moneyplan 2008-09-23 5423
1408 [2007/04/30] 우리말) 햇귀를 아세요? id: moneyplan 2007-04-30 5423
1407 [2013/05/23] 우리말) 때마침과 하필 머니북 2013-05-23 5420
1406 [2008/10/17] 우리말) 옴니암니 id: moneyplan 2008-10-17 5420
1405 [2016/04/08] 우리말) 떡볶이와 떡볶기 머니북 2016-04-11 5419
1404 [2015/07/22] 우리말) 치덕치덕 머니북 2015-07-22 5419
1403 [2007/01/24] 우리말) 햇빛, 햇볕, 햇살 id: moneyplan 2007-01-25 5419
1402 [2014/06/11] 우리말) 문문하다 머니북 2014-06-11 5418
1401 [2012/12/31] 우리말) 운김 머니북 2013-01-02 5418
1400 [2008/08/25] 우리말) 있습니다와 있음 id: moneyplan 2008-08-25 5417
1399 [2007/04/26] 우리말) 싱싱하다 id: moneyplan 2007-04-26 5417
1398 [2013/04/23] 우리말) 라일락 꽃 머니북 2013-04-23 5416
1397 [2008/09/02] 우리말) 햇빛과 햇볕 id: moneyplan 2008-09-02 5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