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8] 우리말) 개문냉방

조회 수 4290 추천 수 0 2013.06.18 08:07:12

오늘 아침 6:48에 KBS 뉴스에서는 "개문냉방을 단속한다"고 했고 자막에는 '문 열고 냉방 단속'이라고 했습니다.
'개문냉방'보다는 '문 연 채 냉방'이나 '문 열고 냉방'이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한자도 우리말이기는 하지만, 순우리말로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한자로 쓸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시원하게 비가 오네요. 오늘은 좀 덜 덥겠죠? ^^*

오늘부터 에어컨 같은 냉방기를 켠 채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면 단속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오늘 아침 6:48에 KBS 뉴스에서는 "개문냉방을 단속한다"고 했고 자막에는 '문 열고 냉방 단속'이라고 했습니다.
'개문냉방'보다는 '문 연 채 냉방'이나 '문 열고 냉방'이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한자도 우리말이기는 하지만, 순우리말로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한자로 쓸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개문냉방... 아니, 문 연 채 냉방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개문냉방'은 어제 셋째 누나가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말로 쓸 수 있도록 우리말 편지에 써달라고요.
이렇게 제 주변에는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글우글합니다. ^^*

딴소리)
어젯밤에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팔과 다리가 없는 닉 부이치치가 나왔습니다.

남들이 보면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늘 웃으며 자신감 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지금도 그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이름있는 작가이자 강연가로 살고 있습니다.

4개월 된 아들을 소개하면서,
애가 태어나기 전 아이가 자기를 닮아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날까 봐 걱정할 때,
아내가
좋은 롤모델인 아빠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했다는 말을 소개하는 것을 들으면서는
저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방송 끝날 때쯤, 우리나라 자살률을 이야기하면서 삶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품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제가 너무나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에 견주면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내 삶은 고사하고 사회를 위해 뭘 했는지를 반성했습니다.

닉 부이치치가 준 진한 감동으로
방송이 끝나고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맹세와 다짐]

어제는 임재춘 교수님의 글쓰기 특강을 들었습니다.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깔끔한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사람의 품위를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행정자치부가 '국기에 대한 맹세'의 문안을 바꾼다"라고 하네요.
여기저기 읽어보니 국가우선주의, 군국주의, 반민주적, 시대상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바꾸고 말고는 뒤로하고 저는 다른 것이나 좀 볼게요.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꼭 맹세(盟誓)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짐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어려운 盟誓를 쓰죠?

또 어디서는 '맹세문'을 다듬는다고 하는데,
'맹세문'보다는 '다짐글'이 더 낫지 않을까요?

우스갯소리 하나 할게요.
농촌진흥청 연구소의 어떤 소장님이 날마다 아침 7:30에 과장 회의를 했습니다.
그걸 보고 그렇게 하면 과장들이 반발하지 않냐고 물으니,
그 소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그것은 과장들이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침 7시와 7시 반 가운데서 언제 회의를 하는 게 좋겠냐고 물으셨고,
과장들이 한결같이 7시 반이라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과장들이 원해서 7시 반에 회의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하셨다네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행정자치부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바꾸면서 세 가지 보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고 나서,
국민이 그렇게 원해서 바꿨다고 할까 두렵습니다.
그러면서 맹세는 그냥 두겠죠. 국민들이 원해서......

우리말123


보태기)
오늘 치 우리말 편지는
'맹세'라는 낱말을 쓰자 말자의 문제를 짚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쉬운 우리말을 쓰자는 게 오늘 편지의 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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