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4] 우리말) 영계로 복달임

조회 수 4074 추천 수 0 2013.07.24 08:54:43

흔히 영계라고 하면 young을  떠올려서 어린 닭쯤으로 생각하시는데요.
'연계'가 소리 내기 쉽게 '영계'로 바뀐 겁니다.
영계는 틀린 말도 아니며 속어도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곳 세종시도 비가 오네요.
덕분에 오늘은 좀 덜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는 중복이었습니다.
이곳 식당에서 삼계탕을 주셔서 복달임을 제대로 했습니다. ^^*

1.
어제 점심때 먹은 닭은 영계였습니다.
흔히 영계라고 하면 young을  떠올려서 어린 닭쯤으로 생각하시는데요.
영계의 말뿌리는 연계(軟鷄)입니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으로 살이 부드러워서 그렇게 썼을 겁니다.
이 '연계'가 소리 내기 쉽게 '영계'로 바뀐 겁니다.
영계는 틀린 말도 아니며 속어도 아닙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영계'를 찾아보면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이라는 풀이도 있고,
"비교적 나이가 어린 이성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쓸 때는 별로 좋은 뜻이 아니지만,
닭을 이를 때는 쓸 수 있습니다.

2. 
우리 선조는
복날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는 뜻으로 고기로 국을 끓여 드셨는데 그걸 '복달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복달임하다'고 하면
"복날에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는 뜻으로 고기로 국을 끓여 먹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어제 
영계백숙으로 복달임했습니다.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좋은 일이 많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서]

제가 이곳 농촌진흥청 본청으로 옮긴 지 벌써 15개월이 넘었네요.
없는 실력에 가방끈이라도 늘이려고 학교만 다니다
졸업하자마자 연구소로 바로 들어가서 행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는데,
이곳에 와서 행정 일을 제대로 배우고 있습니다.

근데
갈수록 일이 어렵고 힘드네요.
제가 눈치가 그리 없는 것도 아니고 일의 벼리를 잘 못 잡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일에 치여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때는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고많은 사람 중에 왜 내가 잡혀(?) 왔는지...
그 많고 많은 사람 다 놔두고 왜 내가...

오늘은 일이 좀 덜 떨어지고 쉬운 일만 떨어지길 빕니다. ^^*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을 넘다"는 뜻의 낱말이 '많다'입니다.
이를 반복한 '많고 많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이 '많고 많다'와 같은 뜻의 그림씨(형용사)가 '하고많다'입니다.

다만,
'하고많다[하고만타]'는 한 낱말이라서 붙여 쓰고,
'많고 많다'는 한 낱말이 아니라서 띄어 씁니다.
하고많은 것 가운데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
많고 많은 것 가운데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처럼 씁니다.

오늘도 또 기쁜 마음으로 일을 시작해야겠죠?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서 뽑혀(?) 왔으니,
하고많은 일도 척척 해 낸다는 소릴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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