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5] 우리말) 온종일

조회 수 3477 추천 수 0 2015.07.15 16:27:07

'온종일'만 바르고, '왼종일'이나 '왠종일'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덥더니 온종일 더위가 이어지네요.

우리말에 '온종일'이 있습니다.
이름씨(명사)로 쓸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동안"이라는 뜻이고,
어찌씨(부사)로 쓸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라는 뜻입니다.

'온종일'은 '종일'에 "전부의, 모두의"라는 뜻의 관형사 '온'이 붙은 겁니다.
'온 세상', '온 국민', '온 집안'처럼 '온'을 띄어 쓰는 게 바르지만,
'온종일'은 한 낱말로 굳어져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붙여 쓰는 게 맞습니다.

'종일'을 강조하고자 '온'을 붙였지만,
이 '온'을 '왼'이나 '왠'으로 쓰면 안 됩니다.
'온종일'만 바르고, '왼종일'이나 '왠종일'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덥습니다.
온종일 땡볕에서 고생하시는 분들 생각하면서 조금씩만 참고 삽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나,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지나?]

안녕하세요.

그제 밤 12시 SBS에서 '문제를 맞춘다'고 했습니다.
맞추다가 아니라 맞히다입니다.
그제 밤에 써 놓은 쪽지를 오늘 아침에야 봤습니다.
저희 집에는 곳곳에 쪽지가 있거든요. ^^*

연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리네요. 참 좋은 일입니다.
옛 속담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죠?
왼손이 알건 오른손이 알건 간에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가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건가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건가요?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터지나요,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나요? ^^*

경전하사(鯨戰蝦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으로 국어사전에도 있는 낱말입니다.
강한 자끼리 서로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자가 해를 입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그러나 하전경사(蝦戰鯨死)라는 말은 없습니다.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는 속담은 없는 거죠.

그러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 를 올리고
"아랫사람이 저지른 일로 인하여 윗사람에게 해가 미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어놨습니다.

제가 보기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건,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터지건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 모르게 하라는 좀 다릅니다.
이는 마태복음 6장에 나오는 말인데,
좋은 일을 할 때 주위에 떠벌리지 말고 남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를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고 하면 안 됩니다.
전통적으로 서양문화에서 오른쪽은 좋고 착한 쪽, 왼쪽은 나쁜 쪽을 뜻합니다.
이런 전통에서 나온 속담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 모르게 하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를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고 하면 틀립니다.

속담은 그 유래와, 바탕 뜻 그리고 교훈적이고 비유적인 뜻을 아울러 밝혀야 맛이 난다고 봅니다.
속담의 뿌리는 민속적 배경, 속담이 나온 지역 등을 이해해야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 더 궁금한 거...
얌전한 개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가 맞나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가 맞나요?
얌전한 강아지인가요? ^^*

참,
저 오늘 점심을 부뚜막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뜻으로 식당에서 점심을 들지 않고 밖에 나가서 먹기로 했거든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627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682
2556 [2012/10/09] 우리말) 오늘은 한글날 머니북 2012-10-09 6466
2555 [2007/03/19] 우리말) 설거지와 설것이 id: moneyplan 2007-03-19 6451
2554 [2006/09/11] 우리말) 납골당 >> 봉안당 id: moneyplan 2006-09-11 6410
2553 [2009/10/06] 우리말) 내숭 id: moneyplan 2009-10-06 6371
2552 [2006/10/02] 우리말) 낯선 편지 id: moneyplan 2006-10-02 6366
2551 [2006/12/13] 우리말) 시간 참 잘가죠? id: moneyplan 2006-12-13 6361
2550 [2006/12/18] 우리말) 암캐도 복제 성공했다 id: moneyplan 2006-12-19 6348
2549 [2006/09/15] 우리말) 게슴츠레 졸린 눈 id: moneyplan 2006-09-15 6345
2548 [2006/12/20] 우리말) 세모가 아니라 세밑! id: moneyplan 2006-12-20 6342
2547 [2013/09/30] 우리말) 굉장히 머니북 2013-09-30 6339
2546 [2006/09/12] 우리말) 필자가 아니라 글쓴이! id: moneyplan 2006-09-12 6339
2545 [2017/10/30] 우리말) 문안 인사 머니북 2017-11-06 6338
2544 [2006/10/14] 우리말) 가을이 오는 속도 id: moneyplan 2006-10-14 6327
2543 [2006/11/14] 우리말) 사의 표명! 반려? id: moneyplan 2006-11-14 6320
2542 [2007/11/06] 우리말) 할는지와 할런지 id: moneyplan 2007-11-07 6313
2541 [2012/07/11] 우리말) 왔다리 갔다리 머니북 2012-07-11 6309
2540 [2006/09/20] 우리말) 살사리꽃이 하늘거릴까 하늘댈까? id: moneyplan 2006-09-20 6308
2539 [2006/11/16] 우리말) 난이도가 있다? 난이도가 높다? id: moneyplan 2006-11-16 6307
2538 [2007/09/06] 우리말) 지킴이와 지기의 반대말 id: moneyplan 2007-09-06 6306
2537 [2009/03/31] 우리말) 꾀와 꽤 id: moneyplan 2009-03-31 6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