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0] 우리말) 거덜나다

조회 수 6118 추천 수 0 2015.09.11 07:46:31

'거덜'은 "재산이나 살림 따위가 완전히 없어지거나 결딴나는 것"을 이릅니다.
'거덜'은 조선시대 궁중의 마구간과 목장을 관리하는 관청에 속한 종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우리말 편지를 너무 부실하게 보내서 죄송합니다.

국정감사 준비로 바쁘기도 하지만,
제가 가진 게 거의 거덜나다보니 글을 준비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집니다. 그래서 짬을 내 편지를 쓰기가 조금씩 버거워져서 그렇습니다.

'거덜'은 "재산이나 살림 따위가 완전히 없어지거나 결딴나는 것"을 이릅니다.
'거덜'은 조선시대 궁중의 마구간과 목장을 관리하는 관청에 속한 종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거덜은 그곳에서 허드렛일을 하거나, 높으신 분이 행차할 때 "물럿거라~~" 등의 소리를 외쳐 길을 틔우는 일을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으면 길을 비켜 허리를 굽혔는데, 이를 보고 거덜은 우쭐거리며 몸을 흔드는 데서 '거덜거린다'가 나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살림이나 재산이 흔들려 망가지는 것을 이르죠.

제가 가진 우리말 실력이 거덜 났습니다. ^^*
다시 채우려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죠.
되도록 제 힘이 닿는 데까지 성실하게 보내도록 애쓰겠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입니다.

 

[개차반]

안녕하세요.

요즘 연쇄 살인범 이야기로 온 나라가 시끄럽네요.
저는 사람을 죽인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고 봅니다.
한참 양보하여 
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미필적 고의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일부러 사람을 죽인 것이라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개차반'입니다.

본디 '차반'은
새색시가 친정에 갈 때나 시집으로 돌아올 때 정성껏 잘 차린 음식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부모에 대한 공경을 담아 차린 음식이므로 더없이 정성스러웠을 겁니다.
그런 뜻에서 요즘은 맛있게 잘 차려진 음식이나 밥상이라는 뜻으로까지 씁니다.
차반이 그런 뜻이니, 
앞에 개가 붙어 '개차반'이 되면 무슨 뜻일까요?
마땅히 개가 먹는 음식인 '똥'을 뜻합니다.
따라서 '개차반'은
언행이 몹시 더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그는 성질이 개차반이어서 모두 가까이하기를 꺼린다, 술만 먹으면 개차반이라 아예 내놨지처럼 씁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자꾸 '개차반'이 떠오릅니다.
자식도 있다는데 그 자식들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걱정입니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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