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1] 우리말) 우렁잇속

조회 수 6724 추천 수 0 2016.11.01 21:53:33

그 우렁이의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빙빙 돌아서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겁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우렁잇속'이라는 낱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과 낮의 온도 차이가 크네요.
늘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우렁이 이야기입니다. 우렁이가 뭔지는 다 아시죠?
진한 녹색의 원뿔꼴 껍질을 가지고 있는, 논이나 웅덩이에 사는 녀석입니다.
흔히 고둥이라고도 하죠.

그 우렁이의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빙빙 돌아서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겁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우렁잇속'이라는 낱말입니다.
내용이 복잡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하고,
품은 생각을 모두 털어놓지 아니하는 의뭉스러운 속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그 낱말이 떠올랐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비껴가다]

안녕하세요.

어제 태풍 말로가 지나갔습니다.
말로가 말로만 요란하게 지나간 것 같아 다행입니다. ^^*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켜 갔을까요, 비껴갔을 까요? 
'비끼다'는
"비스듬히 놓이거나 늘어지다."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잠깐 드러나다."
"비스듬히 놓거나 차거나 하다." 라는 뜻입니다.

'비키다'는,
"무엇을 피하여 있던 곳에서 한쪽으로 자리를 조금 옮기다.",
"방해가 되는 것을 한쪽으로 조금 옮겨 놓다.",
"무엇을 피하여 방향을 조금 바꾸다."라는 뜻으로 
길에서 놀던 아이가 자동차 소리에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켰다.
통로에 놓였던 쌀독을 옆으로 비켜 놓았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던 태풍이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를 피해 방향을 바꾸어 지나간 경우라면 '비켜 가다'를, 
태풍이 잠깐 옆으로 스친 듯 지나간 경우라면 '비껴가다'를 쓰면 됩니다.

혹시 시험에서
'비켜가다'가 맞는지 '비껴가다'가 맞는지를 묻는다면,
'비껴가다'가 맞습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비껴가다'는 낱말은 있어도,
'비켜가다'는 낱말은 없거든요.
그래서 앞에서 '비켜 가다'라고 띄어서 쓴 겁니다. 

오늘이 백로입니다.
아직 늦더위가 남아 있지만,
곡식을 더 여물게 하는 더위라 생각하시고 고마운 더위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15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9828
316 [2009/11/1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11-16 6456
315 [2006/10/21] 우리말) 고육지책 id: moneyplan 2006-10-23 6459
314 [2009/06/25] 우리말) 배참 id: moneyplan 2009-06-25 6476
313 [2008/12/05] 우리말) 강추위 id: moneyplan 2008-12-05 6479
312 [2008/11/10] 우리말) 농촌진흥청에 놀러오세요. ^^* id: moneyplan 2008-11-10 6481
311 [2010/02/10] 우리말) 먼지떨음 id: moneyplan 2010-02-10 6484
310 [2015/10/23] 우리말) 군더더기 말은 불룩 나온 뱃살 머니북 2015-10-26 6485
309 [2012/03/02] 우리말) 적산가옥 갈음할 낱말은... 머니북 2012-03-02 6500
308 [2017/05/18] 우리말) 해찰하다/헤찰하다 머니북 2017-05-18 6501
307 [2007/03/22] 우리말) 미역 서식지? id: moneyplan 2007-03-22 6509
306 [2016/03/18] 우리말)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머니북 2016-03-18 6512
305 [2009/06/18] 우리말) 걸판지다와 거방지다 id: moneyplan 2009-06-19 6521
304 [2006/11/10] 우리말) '데' 띄어쓰기 id: moneyplan 2006-11-10 6522
303 [2006/11/17] 우리말) '폼' 버리고 '품' 잡게요 id: moneyplan 2006-11-17 6524
302 [2008/03/06] 우리말) 양식이 아니라 서식입니다 id: moneyplan 2008-03-06 6532
301 [2013/05/16] 우리말) 불초소생 머니북 2013-05-16 6533
300 [2008/11/06] 우리말) 관용구란? id: moneyplan 2008-11-06 6535
299 [2008/03/10] 우리말) 트롯이 아니라 트로트 id: moneyplan 2008-03-10 6536
298 [2006/10/30] 우리말) '한목'과 '한몫' id: moneyplan 2006-10-30 6539
297 [2012/01/17] 우리말) 설과 구정 머니북 2012-01-17 6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