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좋은 가계부를 찾아서(첫 번째 이야기)
세상에서 제일 좋은 가계부를 찾아볼까요?
좋다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어머니가 평생 쓴 가계부라 너무도 소중해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가계부일 수도 있고 신혼살림부터 알뜰살뜰 모아 아파트를 장만하게 해준 가계부라 무엇보다 좋은 가계부일 수도 있고 작년에 받았던 여성지 부록 가계부가 매일 알아두면 좋은 상식도 적혀있고 꼼꼼하게 잘 적을 수 있게 만들어지고 디자인도 좋아서 좋은 가계부일 수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내년부터 혹은 이제 막 가계부를 써보려고 마음먹고 어떤 가계부를 선택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과연 어떤 가계부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지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살짝 말씀을 드린다면 결론은 마지막 한 줄에 담아드릴 건데 그렇다고 내용을 안보시고 마지막 줄만 보시면 왜 그런지를 알 수 없겠지요?^^
앞으로 3회에 걸쳐 [종이 가계부 vs 인터넷 가계부], [단식 가계부 vs 복식 가계부], [무료 가계부 vs 유료 가계부]에 대해 알아봐서 과연 내게 맞는 가계부는 어떤 가계부이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가계부는 어떤 가계부일지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종이(책) 가계부 vs 인터넷(전자) 가계부]
매년 연말이면 여성지 부록으로 가장 인기를 얻는 것은 예쁘게 만들어지고 음식이나 여행정보들과 같은 각종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는 가계부 부록입니다. 여성지 부록뿐만 아니라 농협과 같은 곳에서 가계부를 제작해서 배포하기도 합니다. 일명 종이 가계부 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면 간단한 수입/지출을 기록하는 단식부기 가계부부터 자산/부채관리가 가능한 복식부기 가계부까지 다양한 인터넷 가계부들이 있습니다. 모네타의 미니가계부(http://mini.moneta.co.kr)나 네이버 가계부(http://mini.moneta.co.kr), 다음 가계부(http://moneybook.daum.net)와 같이 대형 포탈에서 서비스하는 가계부도 있고 국민은행(http://money.kbstar.com/quics?asfilecode=5023&_nextPage=page=B001373)과 같이 금융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계부도 있습니다.
또한 무료 또는 유료로 인터넷 가계부를 제공하는 여러 사이트들이 있어 간단한 현금출납장 기능부터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와 같은 회계보고서까지 출력할 수 있는 복식부기 가계부까지 손쉽게 인터넷 가계부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종이 가계부와 인터넷 가계부는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것이 더 좋을까요?
종이가계부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쉽다는 것은 인터넷 가계부의 상대적 개념 입니다. 숫자 관리에 익숙하지 않고 특히 회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계부를 잘 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종이 가계부는 쓰는 칸이 일자 별로 잘 나누어져 있고 쉽게 쓸 수 있게끔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인터넷 가계부는 시작부터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우선 컴퓨터(인터넷)을 알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인터넷에 접속을 하거나 또는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설치해서 시작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 합니다.
종이 가계부는 펜과 계산기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인터넷 가계부는 프로그램의 설치 그리고 프로그램의 작동법을 배워야 하고 항목을 비롯한 기본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복식부기 가계부라면 각각의 계정(장부)부터 만들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인터넷 가계부는 기록만 하면 프로그램이 각종 집계와 통계를 자동으로 해줘서 다양한 보고서를 출력해주어 가계 상황을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 분석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종이 가계부의 경우 기록은 편리하지만 집계와 통계는 또 다시 일일이 뽑아서 해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게 되지요. 만약 간단한 수입/지출의 기록인 현금출납장 기능을 넘어서 자산/부채관리까지 생각을 한다면 종이 가계부로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이 가계부와 인터넷 가계부의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표를 보면 종이 가계부는 장점은 적고 단점이 많은 반면에 인터넷 가계부는 장점은 많고 단점은 적게 보입니다. 장/단점으로만 따진다면 당연히 인터넷 가계부가 좋고 선택을 해야만 할 것 같지만 들여다 보면 그렇게만 얘기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나열하는 장점이나 단점의 수로 보면 하나지만 같은 하나가 아닌 것들이 있기 때문 입니다.
가계부의 기능 중에 무분별한 소비를 반성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역할에 무게를 둔다면 종이 가계부의 장점인 ‘거래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등 되돌아보는 효과가 크다’는 점은 인터넷 가계부보다 훨씬 좋은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항목을 선택하고 거래를 입력하는 것보다 직접 볼펜(연필)로 쓰면서 기억하고 반성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 입니다.
인터넷 가계부의 단점인 ‘데이터 유실의 위험이 있다. (상대적으로)’는 부분은 상황에 따라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도 합니다. 대형 포탈이나 대개의 유료 사이트들은 서비스를 중간에 중단하거나 고객들의 데이터 보호에 신경을 쓰지만 상대적으로 가계부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어떤 사이트라면 충분한 준비 없이 사정에 의해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용 중인 고객들의 데이터는 큰 문제가 되곤 합니다.
비단 서비스의 중단만이 데이터 유실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의 장애나 부주의에 의한 백업 없는 포맷 등은 일순간에 소중한 데이터를 몽땅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물론 인터넷 가계부라고 해서 반성이 없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거나 종이 가계부라고 해서 분실을 하는 등의 소실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인터넷 가계부의 경우 믿을만한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백업을 잘 받아둔다면 오히려 종이 가계부보다 더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인 개념을 얘기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종이 가계부와 인터넷 가계부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가계부를 쓰고자 하는 사람의 상황이나 선호도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으니 장단점을 잘 살펴보고 결정은 스스로 해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꾸준히 써 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서 선택을 하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써서 개인의 역사책이 되는 가계부’가 바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가계부이기 때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