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까지
'궁둥이에서 비파소리가 나게'달려다녔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다들 지쳤지만,
그 지친 몸을 이끌고 어제저녁에 목을 좀 축이러 갔습니다.
뭔가 좀 들이켜야 힘이 날 것 같아서...
오늘은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들이키다'는
"공간을 넓히려고 바깥쪽으로 물리어 내다."는 뜻의 '내키다'의 반대말로,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발을 들이켜라처럼 쓰죠.
한편,
'들이켜다'는
"세차게 마구"라는 뜻의 '들입다'에서 온 '들이'와
"물이나 술 따위를 단숨에 들이마시다"는 뜻의 '켜다'가 합쳐진 말로,
"물 따위를 마구 마시다.",
"술이나 물을 세게 켜다(마시다)."는 뜻입니다.
그는 목이 마르다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잘도 못하는 술을 벌컥벌컥 몇 잔 거푸 들이켜고...처럼 씁니다.
이렇게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저는 어제저녁에
목을 좀 축이려고 뭔가를 들이킨 게 아니라 들이켠 겁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맞이하는 9월입니다.
이번 주도 맘껏 웃을 수 있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빕니다.
우리말123 ^^*
보태기)
'궁둥이에서 비파소리가 난다'는 속담은,
"아주 바쁘게 싸대서 조금도 앉아있을 겨를이 없음"을 뜻합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울궈먹다 >> 우려먹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어떤 간 큰 사람이 고위 공무원에게 전화해서,
“당신이 바람피운 것을 알고 있으니 어디로 돈을 넣어라 그렇지 않으면...”이라고 사기를 쳤는데,
많은 사람이 실제로 돈을 보냈다고 하더군요.
그런 사기를 쳐서 돈을 울궈먹은 사람이나,
그렇다고 제 발 저려 돈을 준 사람이나...쯧쯧...
불쌍하긴 마찬가지네요. ^^*
위에서처럼,
어떤 구실로 달래거나 위협해서 제 이익을 챙기거나 무엇인가를 억지로 얻어내는 것을 ‘울궈낸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울궈내다’라는 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이것은 원래 ‘우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으로
표준어 형태로는 ‘우려내다, 우려먹다’입니다.
따라서 ‘돈을 울궈내다’가 아니라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해야 합니다.
‘우리다’라는 말에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어떤 물건을 물에 담가서 그것의 성분이나 맛을 풀어서 낸다는 뜻이 있죠.
이 차는 여러 번 우려먹어도 맛과 향이 좋군요.
물속에 담가 두었다가 쓴 맛을 우려내야 해요.
한약은 여러 번 우려먹어도 괜찮다.
쇠뼈를 세 번이나 우려먹었다처럼 씁니다.
한 가지 뜻이 더 있는데,
바로,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다는 뜻입니다.
‘그 친구는 도대체 똑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우려먹는지 모르겠군.’처럼 씁니다.
저도 그동안 먼저 배웠다는 코딱지만 한 지식을 많이도 우려먹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공부 좀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또 당분간 우려먹죠 ^^*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