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많은 분이 걱정해 주신 덕분에
오늘 어머니가 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병원에서 자는 거, 그거 정말 힘들더군요.
자리도 불편한데다 자꾸 들락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날마다 병원에서 자면서, 처음에는 인기척만 있어도 자다가 일어났는데,
나중에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눈치를 본 뒤 다시 자고,
어떤 때는 잠에 취해 거의 감은 듯 거슴츠레 눈을 떴다가 감고,
또 어떤 때는 졸린 눈을 비비며 가슴츠레 떴다가 또 감고...
이러다 보면 하룻밤이 금방 지나가고 어슴푸레 낡이 밝아오죠.
여태 힘들었지만, 몇 년 지나면 그때의 일이 아슴푸레 떠오르겠죠?
어쨌든 이제는 어머니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셔서
제가 그 옆에서 가슴졸이며 자는 일이 없기를 빕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게슴츠레, 거슴츠레, 가슴츠레 : 졸리거나 술에 취해서 눈이 정기가 풀리고 흐리멍덩하며 거의 감길 듯한 모양.
어슴푸레, 아슴푸레 :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조금 어둑하고 희미한 모양,
또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고 흐릿한 모양,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조금 희미한 모양.
거슴푸레 :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그런 단어 없음!!!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어제도 거나하게 한 잔 꺾고, 노래방에 갔습니다.
같이 간 동료가 멋진 노래를 부르더군요.
쿵짝쿵짝~~~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도로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곡차 기운에 가수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따라서 흥얼거렸습니다.
그래도, 그 술기운에도, 맞춤법 틀린 것은 보이더군요.
‘사모하는 사람’을 말하는 단어는,
‘님’이 아니라 ‘임’이라고 써야 합니다.
임을 그리는 마음/임을 기다리다/임을 못 잊다/임과 이별하다.
임도 보고 뽕도 딴다/임 없는 밥은 돌도 반 뉘도 반/임은 품에 들어야 맛
처럼 쓰죠.
우리 국어에서 ‘님’은
바느질에서 쓰는 토막 친 실을 세는 단위와,
높임말을 만드는 의존명사와 접사에만 씁니다.
사장님, 홍길동 님...따위죠
‘사모하는 사람’을 말하는 단어는,
‘님’이 아니라 ‘임’입니다.
이렇게 보면,
노래에 나오는 가사가 다 틀린 거죠.
‘임’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도로‘암’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역시 노래도 철자 한 끗 차가 참 크네요.
세상도 한 끗 차가 크겠죠?
어제도 역시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