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코스모스꽃'보다 '살사리꽃'이 더 좋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 대천에 다녀오면서 보니,
길가에 '코스모스꽃이 만개'한 게 아니라
'살사리꽃이 활짝' 피었더군요.
시원한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살사리가 어찌나 예쁘던지...^^*
살사리꽃이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게 맞을까요, 하늘대는 게 맞을까요?
오늘은 '거리다'와 '대다'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에
떨어뜨리다와 떨어트리다 모두 맞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거리다'와 '대다'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수표준어입니다.
따라서,
물이 출렁거리는 것도 맞고, 출렁대는 것도 맞습니다.
가을바람에 살사리꽃이 건들거리는 것도 맞고, 건들대는 것도 맞습니다.
또, 살사리꽃이 하늘거리는 것도 맞고, 하늘대는 것도 맞습니다.
둘 중 어떤 것을 쓰셔도 됩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맘껏 쓰세요.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숫놈들은 왜 바람을 피울까]
오늘은 논에 가서 피사리하는 날입니다.
다행히 날씨가 별로 더울 것 같지 않네요.
돌아오는 길에,
논에서 고둥 몇 마리 잡고, 도랑에서 미나리 한 줌 뜯어다가,
잘박잘박하게 된장 풀어 국이나 해 먹어야겠네요.
어제는 책을 좀 찾느라 인터넷 서점을 뒤졌습니다.
이것저것 찾고 있는데, 도발적인 제목이 보이더군요.
‘숫놈들은 왜 바람을 피울까’라는...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제목이 좀 거시기 하네요...
더군다나 제목에 틀린 단어까지 있습니다.
‘숫놈’이라는 단어는 우리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짐승의 수컷’은 ‘숫놈’이 아니라 ‘수놈’입니다.
현재 국어 맞춤법에서,
짐승의 수컷은,
‘숫양, 숫염소, 숫쥐’ 이 세 개 만 ‘숫’을 쓰고,
나머지는 모두 ‘수’로 쓰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숫사자’가 아니라 ‘수사자’이며,
‘숫놈’이 아니라 ‘수놈’입니다.
거기에,
9개의 단어(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는
거센소리를 인정합니다.
즉, 개의 수컷은, ‘숫개’도 아니요, ‘수개’도 아닌, ‘수캐’가 맞습니다.
좀 그렇죠?
오늘도 날씨가 참 좋습니다.
이 좋은 날씨만큼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