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네요.
주말 잘 쉬셨나요?
저는 토요일에 군포시 시민체육광장에서 열린 '2006 경기과학축전'에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아내가 군포시 시민체육광장에 가자고 해서 저는 카메라부터 챙겼습니다.
실은 이태 전에 장애인 배구를 그곳에서 할 때 가봤는데,
'군포시실내체육관'이라는 큼지막한 글자가 체육관에 써져 있었거든요.
'실내체육관'은 말이 안 됩니다.
체육관에서 관(館)이 객사 관 자 잖아요. 곧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체육관 앞에 굳이 '실내'를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체육관'은
"실내에서 여러 가지 운동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어 놓은 건물"로
'실내'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한 '건물'이잖아요.
관 앞에는 실내를 붙이면 안 됩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잠실체육관도 몇 해 전까지는 '잠실실내체육관'이었는데,
지금은 '잠실체육관'이라고 합니다.
http://stadium.seoul.go.kr/guidance/guide_01_04.html
그러나 실내수영장이나 실내야구장은 말이 됩니다.
여기에 쓴 장(場)은 마당 장 자로 실내나 건물이라는 뜻이 없잖아요.
수영장과 야구장은 밖에도 있고, 안에도 있을 수 있으므로,
어디에 있는지를 나타내고자 실내수영장, 실내야구장이라고 쓰는 것은 말이 됩니다.
어쨌든, 이런 까닭에,
아내가 마침 군포시 시민체육관에 가자고 하니 저는 카메라부터 챙긴 거죠.
증거를 잡아서 군포시를 전국적으로 망신 좀 주려고...
근데 아뿔싸,
그 체육관에 가보니 체육관 이름이 바뀐겁니다.
아래 사진처럼...
그래도 자세히 보니 예전 글자 자국이 있긴 있더군요.
아래 사진처럼...
군포시에서 참 잘하신 겁니다.
뭔가 잘못된 것을 찾아 비꼴 생각으로 눈이 벌게서 찾아간 제가 민망하더군요.
그리고 하나 더 잘하신 게 있습니다.
이번 행사 이름이 '2006 경기과학축전'입니다.
'과학축제'라고 하지 않고 '과학축전'이라고 하신 것도 참 잘하신 겁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축제'는 일본식 표현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축제를 잔치나 축전으로 다듬는다고 나와있습니다.
http://www.korean.go.kr/uw/dispatcher/bbs/search/dictionary/dic_sear_detail.appl?att1=%EC%B6%95%EC%A0%9C&count=0&pcount=0&attr_oid=@83964|2|4&old_in=0
잔치라고 하지 않은 게 서운하긴 하지만,
축제라고 하지 않은 것만도 참 다행입니다.
군포시!
참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쉽상이다 >> 십상이다]
새로운 한 주가 밝았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어머니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어제 늦게 올라왔습니다.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제가 혼 좀 났었죠.
어머니가 혼자 계시다 보니 드시는 것도 부실하고,
갑자기 태풍이 몰려온다고 해서 이 일 저 일 좀 무리를 하셨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면 탈이 나기 십상이죠.
날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드리지만,
그래도 부족하더군요.
자칫 깜빡하면 어머니 건강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오늘, 아니 지금 당장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리는 것은 어때요?
흔히,
“-하기 아주 쉬운 일이나 상태”를 두고,
‘-하기 쉽상’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쉽상’이 아니고 ‘십상’입니다.
‘십상’은,
十常八九에서 온 말입니다.
열 가운데 여덟이나 아홉 정도로 거의 대부분이거나 거의 틀림없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하기 쉽다고 해서 ‘쉽상’이 아닙니다.
벌써 가을입니다.
곧 한가위이고...
이렇게 게으름 피우다가는
올 농사 망치기 십상인데,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일이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