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1] 우리말) 저희 집은 콩켸팥켸입니다

조회 수 4576 추천 수 88 2006.12.01 12:07:24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제가 저희 집 애들은 띠앗이 좋다고 자랑했었죠?
그래서 팔불출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요.
오늘은 애들 흉 좀 볼게요.

저희 집은 집이 좁아 애들방이 따로 없습니다.
거실이 곧 애들 놀이터도 되고 장난감 창고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만 치우지 않아도 거실은 온통 난장판입니다.
말 그대로 콩켸팥켸가 됩니다.
어디 발 디딜 틈도 없죠. ^^*

오늘은 콩켸팥켸를 알아볼게요.
설마 이런 낱말이 진짜로 있냐고요?
있습니다. ^^*

'콩켸팥켸'는
"사물이 뒤섞여서 뒤죽박죽된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본래는 콩켜팥켜였습니다.
여기에 쓴 켜는 "포개어진 물건 하나하나의 층"을 말합니다.

시루에 떡을 찔 때,
쌀가루를 넣고, 그 위에 콩을 넣고, 다시 쌀가루를 넣고 그 위에 팥을 넣고...... 뭐 이렇게 층층이 쌓아 나가잖아요.
그런데 그 쌀가루와 콩, 팥을 한꺼번에 시루에 집어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뒤죽박죽되어서 어디까지가 콩이고 어디까지가 팥인지 모르겠죠?
곧, 어디까지가 콩 켜이고, 어디까지가 팥 켜 인지 모른다는 말에서 콩켜팥켜가 생겨났고,
그 게 변해서 콩켸팥켸가 된 겁니다.

그나저나 저는 언제 넓은 집으로 이사가서 거실이 콩켸팥켸된 꼴을 안 보고 살죠?
그런 날이 올까요?

우리말123


보태기)
국립국어원에서 1998년에 사전을 만들 때
'켸켸묵다'는 '케케묵다'로 바꾸었으나,
'콩켸팥켸'는 '콩케팥케'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무슨 까닭이 있는지 아니면 학자들이 깜빡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어쨌든 표준말은 '콩켸팥켸'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너머/넘어]

아침에는 꽤 춥죠?
언젠가 말씀드렸었는데요.
추위나 더위와 같은 날씨를 말할 때는 ‘많이’를 쓰지 않고,
‘상당히’나 ‘꽤’를 써야 합니다.
오늘 아침 날씨는 ‘많이’ 쌀쌀한 게 아니라,
‘상당히’ 쌀쌀한 거죠

지난 주말에는 처가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애들이 처가에 가 있었거든요.
오랜만에 남쪽을 향해 달리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산 넘어 남쪽에는 누가 살길래...~~
김동환 시인의 ‘산 너머 남촌에는’이 저절로 흥얼거려지더군요.

오늘은 ‘너머’와 ‘넘어’의 차이입니다.
‘산 ○○ 남쪽에는 누가 살길래’에서 (이것도 할 말이 많습니다. ‘살길래’는 틀리고 ‘살기에’가 맞습니다.)
○○ 안에 들어갈 낱말은 ‘너머’와 ‘넘어’ 중 어느 것이 맞을까요?

‘너머’와 ‘넘어’는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습니다.
위에 나온 보기에서는 ‘너머’가 맞습니다.

‘넘어’는 ‘넘다’라는 동사에 ‘-아/어’형 어미가 연결된 것으로 품사는 동사입니다.
‘국경을 넘어갔다, 산을 넘어 집으로 갔다’에서처럼 동작을 나타냅니다

‘너머’는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을 의미하는 명사로서 공간적인 위치를 나타냅니다.
‘고개 너머, 저 너머’처럼 쓰죠.

쉽게 생각해서,
‘넘어’는 동작을 나타내고,
‘너머’는 공간이나 공간의 위치를 나타냅니다. 쉽죠?

오늘은 논에 나가서 벼를 베는 날입니다.
지난번 비에 많이 쓰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수확하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죠.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45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052
2336 [2008/11/07] 우리말) 안스럽다와 안쓰럽다 id: moneyplan 2008-11-07 4548
2335 [2016/03/18] 우리말)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머니북 2016-03-18 4545
2334 [2006/10/09] 우리말) 우리말 훼방꾼? 우리말 헤살꾼! id: moneyplan 2006-10-09 4538
2333 [2007/02/05] 우리말) 충남대학교는 녹록하지 않습니다 id: moneyplan 2007-02-05 4537
2332 [2012/02/20] 우리말) 탕비실은 준비실로 머니북 2012-02-20 4530
2331 [2011/08/22] 우리말) 휘지르다와 지다위 머니북 2011-08-22 4527
2330 [2006/12/23] 우리말) 우리말편지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id: moneyplan 2006-12-26 4526
2329 [2017/09/21] 우리말) '신문 읽기가 너무 힘들어요' 머니북 2017-09-21 4523
2328 [2011/05/30] 우리말) '님'의 의존명사와 접사 쓰임 moneybook 2011-05-30 4521
2327 [2015/07/03] 우리말) 조촐한 자리 머니북 2015-07-03 4514
2326 [2011/11/03] 우리말) 찌뿌둥과 찌뿌듯 머니북 2011-11-04 4509
2325 [2007/01/02] 우리말) 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id: moneyplan 2007-01-02 4508
2324 [2006/10/12] 우리말) 굽실대다 id: moneyplan 2006-10-12 4507
2323 [2017/10/31] 우리말) '세종대왕과 소통' 발표자료 머니북 2017-11-06 4506
2322 [2007/01/16] 우리말) 낫잡다/낮잡다 id: moneyplan 2007-01-16 4504
2321 [2008/01/30] 우리말) 좀이 쑤시다 id: moneyplan 2008-01-30 4501
2320 [2011/11/08] 우리말) 한때와 한 때 머니북 2011-11-08 4497
2319 [2007/03/28] 우리말) 나리가 이울어갑니다 id: moneyplan 2007-03-28 4497
2318 [2016/04/05] 우리말) 대로/데로 머니북 2016-04-05 4493
2317 [2007/02/07] 우리말) 애호박/늙은 호박 id: moneyplan 2007-02-07 4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