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6] 우리말) 우리나라 비단 자랑

조회 수 6212 추천 수 117 2006.12.07 11:35:24
안녕하세요.

정말 정신이 없네요.
제 깜냥을 모르고 덤비고 있나 봅니다.
사무실에서 해야 할 일도 많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말편지를 보낸다고 깝죽대고 있으니 자꾸 실수를 하죠.

이렇게 연거푸 실수할 때는 좀 쉬어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런 뜻으로 오늘은 우리말을 보내지 않고 다른 말씀을 좀 드리겠습니다.

비단 아시죠?
명주실로 짠 광택이 나는 옷감으로 가볍고 빛깔이 우아하며 촉감이 부드럽습니다.
우리나라의 비단 역사는 꽤 오래되었는데요.
최근 30년 사이에 우리나라 비단역사에 길이 남을 두 가지 일이 있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는,
얼마 전에 돌아가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법복입니다.
우리나라 비단으로 교황의 법복을 만들었고,
돌아가신 교황이 바티칸 궁에서 설교를 하실 때 그 옷을 입고하셨습니다.
황금색의 우아한 옷을 기억하시죠?
그 법복을 만든 우리나라 비단 한 조각을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둘째는,
오륜기입니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에서 올림픽 시작 때 흔드는 다섯 개의 원이 그려진 큰 깃발을 기억하시죠?
그 오륜기를 우리나라 비단으로 만들어서 1988년에 처음 썼고,
지금도 올림픽 때 여러 나라를 돌면서 쓰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오륜기가 나오면 그게 바로 우리나라 비단으로 만든 것이라는 자부심을 느끼셔도 좋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런 비단의 역사를 아는지 궁금하시죠?
저는 농촌진흥청에서 일합니다.
농촌진흥청에는 잠사박물관이 있는데,
여기 소개한 두 사진을 어제 그 박물관에서 찍어왔습니다.
어제와 그제 제 잘못을 비는 뜻으로 일부러 나가서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오늘 하루 우리말편지를 건너뛰어보려고...^^*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연거퍼'라고 하면 안 됩니다.
" 잇따라 여러 번 되풀이하여"라는 뜻의 부사는 '연거푸'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다리다/달이다]

오늘 날씨 참 좋죠?
이 좋은 날씨만큼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아침입니다.

요즘 장모님이 저희 집에 오셔서 애를 봐 주고 계십니다.
갓 두 돌이 지난 딸과 며칠 전에 백일이 지난 아들을 봐 주고 계시죠.
애들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번 가을에는 장모님께 보약을 한 첩 해드려야겠습니다.

보약도 보약이지만,
평상시에 쉽게 드실 수 있도록 배즙을 내드리고 싶어서
어제 오후에 배즙 내는 곳을 좀 찾아봤습니다.

집앞에 있는 시장에 가서 그런 가게를 찾아봤는데,
세상에...
어떤 집에서는 배즙을 ‘다려’주는 곳도 있더군요.
배를 다리는지 배즙을 다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다려준다고 쓰여 있더군요.

‘달이다’와 ‘다리다’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달이다’는,
“약제 따위에 물을 부어 우러나도록 끓이다.”라는 뜻으로,
보약을 달이다/뜰에서 달이는 구수한 한약 냄새...처럼 씁니다.

‘다리다’는,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기 위하여 다리미나 인두로 문지르다.”라는 뜻입니다.
다리미로 옷을 다리다/바지를 다려 줄을 세우다/다리지 않은 와이셔츠라 온통 구김살이 가 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다리다’와 ‘달이다’는 뜻이 다른데,
배즙을 어떻게 다리죠?
배즙을 바닥에 부어 놓고 다리미로 미나요?

배즙은 다리는 게 아니라 달이는 겁니다.

배는 폐와 심장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천식, 기침, 변비 따위에도 좋으며,
특히 술 드신 후에 좋다네요.

이번 가을에 부모님께 배즙 한번 선물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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