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8] 우리말) 카드사 수수료 인하 거부

조회 수 4876 추천 수 103 2007.01.08 09:54:15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남부지방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오늘 편지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1. 가끔 잘 오던 편지가 오지 않는다면서 왜 전자우편 주소를 지웠느냐고 나무라시는 분이 계신데요.
저는 잘 가는 주소의 전자우편 주소를 일부러 지우지 않습니다.
우편함이 가득 찼거나 한 달 동안 한 번도 읽지 않으시는 경우 자동으로 지워집니다.
혹시 우편함이 가득 찼던 적이 없는지 봐 주십시오.

2. 책을 어떻게 사느냐고 물으시면서 저에게 몇 권 보내달라는 분이 계십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책을 보내드리지 못합니다. 돈도 없고 할 일도 많아서...^^*
우리말 편지 책은 가까운 서점에서 사시거나

서점에 책이 없으면 주인에게 가져다 달라고 하시면 다 가져다주십니다.
출판사는 '뿌리와이파리'이고 책이름은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입니다.
인터넷에서 사셔도 됩니다.
인터파크, 알라딘, YES24 같은 곳에서도 사실 수 있습니다.

3. 우리말 편지를 여러 명에게 한꺼번에 추천하시기 어렵다는 분도 계십니다.
전자우편 주소만 저에게 주시면 제가 한꺼번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카드사 수수료 인하 거부' 기사가 있네요.

카드사는 백화점이 무서워

내친김에 다음 뉴스에서 '인하'를 넣고 검색해 보니 56,000개의 기사가 있다고 나오네요.
네이버에서는 155,710개의 기사가 나오고...
가격 인하, 금리 인하, 수수료 인하....

'인하'는 물건 따위를 끌어내리거나 가격을 낮춘다는 말인데,
이미 국립국어원에서 '값 내림'이나 '내림'으로 다듬었습니다.

언론이 그런 것을 모를 리 없는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
인하가 일본말찌꺼기이고 이미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이라는 것을 모르고 기사를 썼다면 그 기자의 자격이 의심스럽고,
그것을 알고도 그따위 기사를 썼다면 국민은 만만하게 본 것이고...

제발 정신 차리고 기사를 쓰는 그런 바른 기자가 많은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기분 좋게 보내시길 빕니다.
저는 이번 주에 집을 옮기는데 아내가 아직 이사갈 집 주소를 알려주지 않네요.
걱정입니다. ^^*

우리말123

보내기)
국립국어원에서 '가격'을 다듬지는 않았지만,
이 낱말도 價格(かかく[카가꾸])라는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값'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왜 가격이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옷걸이/옷거리]

며칠 전에 이명박 서울시장이 2005년의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됐다고 하네요.
“가족의 평화를 위해 아내가 골라 주는 옷만 입는다”고 하셨다는데...
오늘은 ‘베스트 드레서’ 이야기 좀 해 볼게요.

흔히,
몸매가 좋아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을 보고,
“옷걸이가 좋으니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하죠?

그때는 ‘옷걸이’가 아니라 ‘옷거리’라고 해야 합니다.

‘옷걸이’는,
“옷을 걸어 두는 도구”나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이고,

‘옷거리’는
“옷을 입은 맵시”를 말합니다.
옷거리가 좋다/옷거리가 늘씬하다/옷거리 맵시가 좋다처럼 씁니다.

옷맵시를 나타내는 우리말에,
‘맵자하다’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모양이 제격에 어울려서 맞다.”나 “모양이 꼭 째어 어울리다”는 뜻으로,
옷차림이 맵자하다./옷거리가 맵자하다/구름 같은 머리 쪽엔 백옥 죽절이 맵자하게 가로 꽂혔다처럼 씁니다.

‘베스트 드레서’상을,
‘으뜸 옷거리’상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베스트 드레서’라는 말을 들으면 옷 잘 입는 사람이 쉽게 떠오르고,
‘으뜸 옷거리’를 들으면 속이 거북하신가요?

그냥 제가 그 상을 못 받아서 한번 뒤대본 것이고요.
‘옷걸이’는 아셨어도,
‘옷거리’라는 낱말이 있는지는 모르셨죠?
그리고 ‘맵자하다’도 처음 들어보셨죠?

새로운 것을 하나 배우셨으니,
오늘은 뭔가 남에게 하나를 줘 보세요. 뭐가 됐든지...
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보다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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