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집을 옮겼더니 가끔 집에 오시는 분들이 화장지를 사오시네요.
술술 잘 풀리라는 뜻으로 화장지를 사오시고,
거품처럼 잘 일어나라는 뜻으로 비누를 사오신다고 합니다.
제 일도 그렇게 잘 좀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

화장지를 보면 대부분 둥글게 말려있죠?
그런 것을 '두루말이'라고 할까요, '두루마리'라고 할까요?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음식"은 '달걀말이'인데...

여기에는 재밌는 게 숨어있습니다.
우리 맞춤법은
'소리나는 대로 적되 어법에 맞게 적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말다는 뜻이 살아 있으면 '말이'라고 써야 하고,
그런 뜻이 없어졌다면 '마리'라고 소리나는대로 써야 맞습니다.

그래서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것은 '달걀말이'가 맞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화장지에 말다는 뜻이 살아 있을까요?
그런 뜻이 남아 있으면 '두루말이' 화장지가 맞고,
그런 뜻이 없어졌다면 두루마리' 화장지가 맞는데......

사전도 제각각입니다.
야후 사전에 보면,
'두루마리'를 표제어로 올려놓고
낱말 풀이에는 '두루말이'를 썼습니다.

다음 사전에는
'두루마리'만 표제어로 올라있습니다.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두루말이'가 맞다고 되어있고,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리'가 맞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진 민중서림에서 나온 사전에는,
두루마리가 맞다고 나와 있네요.

어느 게 맞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올해도 여러분 모두 두루마리 화장지 풀리듯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길 바라고,
더불어서 잘 풀리는 여러분 일에 저도 꼽사리 좀 끼워주세요. ^^*

우리말123

보태기)
국립국어원에서는 제가 푼것과 좀 다르게 설명했네요.
아래는 국립국어원 묻고 답하기에 있는 글을 따온 겁니다.

"계란말이, 멍석말이"에서는 "계란, 멍석" 등이 추출될 수 있으나 '두루마리'에서는 '두루'가 단독으로 추출될 수가 없습니다.
즉 '두루마리'의 '두루'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두루마리'의 의미가 "가로로 길게 이어 돌돌 둥글게 만 종이"라는 점에서 부사 '두루'와 '말이'가 합쳐진 말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서 "멍석말이, 계란말이" 등은 합성어이지만 '두루마리'는 단일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올 공무원 봉금 1%P 삭감]

어제 점심때 인터넷 뉴스를 보니,
눈에 확 띄는 기사가 있더군요.

‘올 공무원 봉급 2%만 오른다’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내용을 보니,
“...연말 국회가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공무원 봉급 인상률을 3%에서 2%로 1%포인트 삭감함에 따라...”라고 나오더군요.
월급이 적게 오른다니까 기분은 별로지만,
(작게 오른 게 아니라 적게 오른 겁니다.)
우리말을 잘 쓴 좋은 보기라서 소개합니다.

흔히,
%와 %P(%포인트)를 잘 구별하지 못하시는데요.
구별하는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와 %를 더하거나 빼면 그 뒤에 P(포인트)를 붙입니다.

앞의 보기를 보면,
애초에 공무원 봉급 인상률을 3%로 잡았다가,
(당초에...라고 쓰지 마세요. ‘당초’는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애초’를 쓰세요 )
국회에서 1%포인트 삭감함에 따라,
2%가 된 거죠.

다시 말해, 3%에서 2%를 뺀 1%가 깎인 거죠.
그래서 그 1% 뒤에 P를 붙여 준겁니다.

다시 설명하면, 기준이 같은 퍼센트를 직접 비교할 때
퍼센트를 보통의 숫자와 마찬가지로 서로 더하거나 뺄 수 있는데,
이때 두 퍼센트의 차이를 퍼센트 포인트라고 합니다.

또 하나 보기를 만들어보면,
올해는 공무원 봉급이 2%만 올랐고,
내년에는 20%가 오른다면,
2년 사이에 22%P 오른 거죠.(20%+2%이므로...)
그런 꿈이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말 나온김에, ‘포인트’도 좀 알아보죠.
영어로 point는 일반적으로 점이나 위치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퍼센트 포인트에서의 포인트는,
‘퍼센트가 아닌 숫자로 나타낸 양의 변화량’을 말합니다.
곧, 어떤 ‘변화’를 말 할 때는
‘포인트’가 곧 ‘변화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04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585
216 [2009/05/22] 우리말) 가리산지리산 id: moneyplan 2009-05-22 3109
215 [2015/11/05] 우리말) 찜찜하다/찝찝하다 머니북 2015-11-05 3108
214 [2015/06/22] 우리말) 유월 머니북 2015-06-22 3106
213 [2014/09/03] 우리말) 과자 봉지에 우리글보다 외국어를 더 크게 쓴다고? 머니북 2014-09-03 3106
212 [2009/06/15] 우리말) 음식 맛 id: moneyplan 2009-06-15 3105
211 [2015/11/06] 우리말) 싸가지와 거시기 머니북 2015-11-09 3104
210 [2009/03/27] 우리말)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id: moneyplan 2009-03-27 3103
209 [2016/06/24] 우리말) 골탕 머니북 2016-06-26 3102
208 [2014/01/08] 우리말) 옴짝달싹 머니북 2014-01-08 3102
207 [2009/01/29] 우리말) 높임말 id: moneyplan 2009-01-29 3101
206 [2015/06/03] 우리말) 늦장과 늑장 머니북 2015-06-03 3100
205 [2009/07/09] 우리말) 도리기와 도르리 id: moneyplan 2009-07-09 3100
204 [2016/03/17] 우리말) '잎새'도 표준말입니다. 머니북 2016-03-18 3099
203 [2015/01/13] 우리말) 에라, 잘코사니라 머니북 2015-01-13 3099
202 [2013/06/24] 우리말) 혼신 머니북 2013-06-24 3099
201 [2015/12/09] 우리말) 안녕'과 '하세요' 머니북 2015-12-10 3098
200 [2009/09/29] 우리말) 햇감자와 해땅콩 id: moneyplan 2009-09-29 3095
199 [2016/06/20] 우리말) 관청은 알기 쉬운 용어를 써야 한다 머니북 2016-06-21 3094
198 [2016/07/06] 우리말) 어수룩해지려고 귀촌하는가? 머니북 2016-07-06 3093
197 [2016/04/19] 우리말) 신문 기사를 잇습니다 머니북 2016-04-22 3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