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를 보니 북한에서 탈출하신 국군포로를
영사관에서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북으로 끌려갔다고 하네요.
며칠 전에는 탈북자의 애타는 전화를 박대하더니...
도대체 외부교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에서는 영사관이나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특히 탈북자들에게는 목숨이 걸린 일일 텐데 왜 그렇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하는 꼬라지 보라는 욕이나 듣죠.
정말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끝난 텔레비전 연속극 가운데,
여자 주인공이 눈을 약간 내리깔고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연기자에게 부탁하여 외교부 앞에서 그 소리 한번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딱 어울리는 말인데...

"어떤 형편이나 처지 따위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 '꼴'입니다.
이 꼴은 낮잡아 이르는 말이 '꼬락서니'입니다.
비에 젖은 꼬락서니가 가관이다, 정치인들 하는 꼬락서니가 다 그렇지 뭐...처럼 씁니다.

'꼬라지'는
많이 쓰기는 하지만
실은 아직 표준어는 아닙니다.
아직은 사투리입니다.

꼬라지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쓰시더라도 '꼬락서니'가 표준어고 '꼬라지'는 사투리라는 것을 알고 쓰시라는 겁니다.

외교부에서 하는 꼬라지를 보면... 참...
북으로 끌려가신 분들은 어찌 되셨을지...
그래놓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요? 그러면 다 인가요?
저야말로 그 '유감'에 '유감'입니다.
이런 때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잘못했다고 하는 겁니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비는 겁니다.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마치는 겁니다.
유감은 무슨 얼어 죽을 유감...
하는 꼬라지 하고는...

내친김에 한 말씀 더 드리죠.
어젯밤 MBC 9시 뉴스 헤드라인 뉴스에서
북송된 국군포로 이야기를 하면서 외교라인의 헛점을 보였다고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헛점이라뇨.
"불충분하거나 허술한 점"은 헛점이 아니라 허점입니다.
MBC뉴스에도 그런 '허점'이 있군요.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유감에 유감]

어제치 조선일보(2006. 9. 26.) A2 맨 아래 오른쪽에 보면,
'바로잡습니다'라는 꼭지의 작은 기사가 있습니다.
내용은
'22일자 A1면 기사 중 '검찰총장이 21일 공개적으로 유감(有感)의 뜻을 밝히고'에서 '유감'의 한자는 '有感'이 아니라 '遺憾'이므로 바로잡습니다.'입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좋게 한글로 쓰면 될 것을 뭐 잘 보일 게 있다고 굳이 한자를 덧붙여서 그런 망신을 자초하는지...
이런 게 바로 멍청한 짓입니다.

국어사전을 뒤져보면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으로,
유감을 품다, 유감의 뜻을 표하다, 내게 유감이 있으면 말해 보아라,
우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합니다처럼 쓴다고 나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유감천만(遺憾千萬)을 실어놓고,
"섭섭하기 짝이 없음"이라 풀어놨습니다.
곧, 유감은
어떠한 상황이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 있을 때 쓰는 말이라는 겁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그런 풀이가 있으니,
떨떠름하기는 해도 써도 되는 말이기는 합니다.

좀 삐딱하게 나가볼까요?
유감은 흔히 정치인들이 쓰는 말입니다.
이 유감은
앞에 보인 것처럼 내가 남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을 때도 쓰고,
남이 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을 때도 씁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 유감이란 말을 언죽번죽 지껄이며
서로 대충 봐주고 일을 흐리멍덩하게 넘기는 것이죠.
이런 것을 보면
한자말은 남을 속이고 자기를 감추는 데 잘도 쓰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한자를 쓰는 게 무슨 대단한 것이나 된것처럼 행세하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두루뭉술하게 돌리지 말고 솔직하게 사과하면 됩니다.
일부러 이상한 한자말을 써서
어떻게 보면 사과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자기 위신을 세우려 하면 안 됩니다.

저 같으면 유감을 이렇게 바꿔쓰겠습니다.

우리말 홀대, 외래어 홍수 유감 -> 우리말 홀대, 외래어 홍수 씁쓸
대법원장 '검찰.변호사 비하성 발언'관련 유감표명 -> 대법원장 '검찰.변호사 비하성 발언'관련 사과
국민에게 비쳐질 수 있어 유감으로 생각한다 -> 국민에게 비칠 수 있어 미안하게 생각한다
자신들의 느낌에 의해 기사를 쓴 것은 유감 -> 자신들의 느낌에 따라 기사를 쓴 것에 불만
보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 보도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내며
유감을 표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삿속 시정 유감천만 -> 장삿속 시정 떨떠름

요즘 우리말편지가 자꾸 길어지네요.
될 수 있으면 짧게 쓰려고 하는데, 글을 쓰다 보면 저도 모르게 길어집니다. 할 말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우리말편지가 길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니, 아니, 다시 할게요.
저도 모르게 우리말편지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97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43
136 [2007/01/24] 우리말) 고주망태 id: moneyplan 2007-01-24 7461
135 [2007/01/23] 우리말) 들러리 id: moneyplan 2007-01-23 7989
134 [2007/01/22] 우리말) 쉼표와 마침표 id: moneyplan 2007-01-22 7847
» [2007/01/19] 우리말) 외교부가 하는 꼬라지 하고는... id: moneyplan 2007-01-19 8112
132 [2007/01/18] 우리말) 두루말이 화장지/두루마리 화장지 id: moneyplan 2007-01-19 8116
131 [2007/01/17] 우리말) 졸가리/줄거리 id: moneyplan 2007-01-17 8160
130 [2007/01/16] 우리말) 낫잡다/낮잡다 id: moneyplan 2007-01-16 8097
129 [2007/01/15] 우리말) 책거리/책걸이/출판기념회 id: moneyplan 2007-01-15 7836
128 [2007/01/13] 우리말) 싸다/저렴하다, 이르다/빠르다, 접수/제출 id: moneyplan 2007-01-15 7799
127 [2007/01/12] 우리말) '들쳐메다'가 아니라 '둘러메다'입니다 id: moneyplan 2007-01-12 8324
126 [2007/01/10] 우리말) 집가심 id: moneyplan 2007-01-12 7725
125 [2007/01/09] 우리말) 동지나해 id: moneyplan 2007-01-10 7739
124 [2007/01/09] 우리말) 눈 덮인 산 id: moneyplan 2007-01-09 8258
123 [2007/01/08] 우리말) 카드사 수수료 인하 거부 id: moneyplan 2007-01-08 7581
122 [2007/01/06] 우리말) 단출, 차지다, 더 이상 id: moneyplan 2007-01-08 8095
121 [2007/01/05] 우리말) 황당/당황/깜짝 놀라다 id: moneyplan 2007-01-05 8071
120 [2007/01/04] 우리말) 두껍다와 두텁다 id: moneyplan 2007-01-04 8181
119 [2007/01/03] 우리말) 어제 시무식에서 들은 말 id: moneyplan 2007-01-03 8230
118 [2007/01/02] 우리말) 담배를 꼭 끊어보겠다는 큰 보짱이 있습니다 id: moneyplan 2007-01-02 8204
117 [2006/12/31] 우리말) 올 한 해를 뒤돌아볼까요 되돌아볼까요? id: moneyplan 2007-01-02 7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