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3] 우리말) 야코죽지 말고 힘내!

조회 수 4389 추천 수 105 2007.02.14 02:45:41
안녕하세요.

흔히 우리말이 어렵다고 하죠?
그런 말을 들으면
저는 "그것은 관심이 없어서 그렇다."라고 말합니다.
어렵긴 하지만 우리의 혼과 넋이 들어있으므로 우리가 끝까지 보듬고 가야 하는 거죠.
실은 저도 우리말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꾸준히 공부하잖아요. ^^*

지난 1월 중순에,
KBS 라디오에서 한 아나운서 사회자가 방송 중에 '쿠사리'란 일본말을 썼습니다.
다른 사회자가 이것을 꼬집자 "아니다. 표준어다."라고 맞받았습니다.
사실 '쿠사리'는 '면박' 혹은 '핀잔'으로 다듬어서 써야 할 낱말인데 그 아나운서가 몰랐던 거죠.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방송에서 사과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말로 밥 먹고 사는 아나운서도 헷갈리는 우리말입니다.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이 어렵게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죠.
그래서 공부해야하고......

쿠사리는 두말할 필요 없이 일본말이지만,
일본말처럼 보이는 우리말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소개해 드린 '야로'가 그렇고,
오늘 소개할 '야코죽다'도 그렇습니다.

실은 요즘 제가 자주 듣는 말이 바로 '야코죽다'입니다.
"충남대 떨어졌다고 너무 야코죽지 말고 힘내!"라는 말이죠.

'야코죽다'는 '기죽다'를 속되게 말하는 낱말입니다.
큰 호텔 가더라도 절대 야코죽지 말아라처럼 씁니다.
이왕이면
'큰 호텔에 가더라도 기죽지마라'라고 쓰면 더 좋겠지만,
어쨌든 야코죽다가 속어일지언정 일본말은 아닙니다.

저 요즘 기죽어 있지도 않고 야코죽지도 않았습니다.
씩씩합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인데,
'야로'를 골랐습니다.
지금 읽어보니 작년 월드컵 때 보낸 편지네요.

[심판에게 야로가 있었을까요?]

아직도 분이 안 풀리네요.
스위스전 때 심판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된 겁니다.
FIFA 규정을 봐도 그렇고...

이건 뭔가 야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제심판이라는 사람이 어찌 그런...
아무리 자질이 딸리기로서니...

다른 경기에서는 그따위 짓거리 하지 말길 길며,
그 심판에게 연민의 정을 담아 오늘 편지를 씁니다.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야로'입니다.
이 일에는 무슨 야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처럼 씁니다.

이 낱말은 일본어 냄새가 물씬 풍기죠?
やろ[야로]에서 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야로'는 우리말입니다.
일부 사전에서 속어로 처리했지만,
속어로 보건 안보건, 뜻이 속되건 아니건 간에,
일본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스위스전 때 심판에게 정말 야로가 있었을까요?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56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029
2036 [2009/07/24] 우리말) 직수굿하다 id: moneyplan 2009-07-24 3769
2035 [2009/12/30] 우리말) 댓글 소개 id: moneyplan 2009-12-30 3769
2034 [2013/06/17] 우리말) 자장면과 짜장면(2) 머니북 2013-06-17 3769
2033 [2015/05/08] 우리말) 한글 특징 머니북 2015-05-08 3769
2032 [2017/02/14] 우리말) 자글거리다 머니북 2017-02-14 3769
2031 [2012/04/03] 우리말) 꽃샘잎샘 머니북 2012-04-03 3771
2030 [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머니북 2017-02-09 3771
2029 [2014/06/24] 우리말) 체신과 채신 머니북 2014-06-24 3772
2028 [2016/07/06] 우리말) 어수룩해지려고 귀촌하는가? 머니북 2016-07-06 3772
2027 [2016/07/18] 우리말) 구슬르다 -> 구슬리다 머니북 2016-07-19 3772
2026 [2014/07/29] 우리말) 맨드리 머니북 2014-07-29 3773
2025 [2016/11/02] 우리말) 속도 단위 머니북 2016-11-02 3774
2024 [2010/11/22] 우리말) 사투리 moneybook 2010-11-22 3775
2023 [2007/12/26]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id: moneyplan 2007-12-26 3776
2022 [2015/09/21] 우리말) 물나팔과 물방귀 머니북 2015-09-21 3776
2021 [2009/07/02] 우리말) 핑크빛과 핑크ㅅ빛 id: moneyplan 2009-07-02 3777
2020 [2008/09/20] 우리말) 코스모스는 왜 코스모스일까요? id: moneyplan 2008-09-20 3780
2019 [2009/06/03] 우리말) 생각과 生覺 id: moneyplan 2009-06-03 3780
2018 [2012/01/09] 우리말) 오수와 우수 머니북 2012-01-09 3780
2017 [2013/11/07] 우리말) 족집게와 [족찝께] 머니북 2013-11-08 3781